사지말고 입양하세요
(2021.09.01에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글을 브런치에도 올립니다)
며칠 전 방송을 보고 화가 난 상태로 인스타 스토리에 글을 올렸었다. 그렇게 지나가나 했는데.. ‘초보 애견인들에게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 유기견’이라는 자막을 내보낸 방송사는 어제 새로운 입장문을 냈다. 반려견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신중함과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는데, 아니 그게 왜 ‘유기견은 키우기 어렵다’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내 눈에는 ‘나는 잘못한 게 없는 거 같은데 논란이 되니까 일단 이렇게 대강 넘어가고 그만 언급되게 하자’라는 축약문으로 보였다.
그리고 말마따나 신중함과 책임감을 논한다면 과연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데려올 수 있을까?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공중파 장수 프로그램에서 16년도(무려 5년 전!)에 강아지 공장의 심각성을 방송했었다(그 이전에 EBS에서도 관련된 다큐를 방송한 적이 있다). 이 방송 이후에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서명 운동에 참여하거나 리그램을 하는 모습을 종종 봤었고, 이것이 한때가 아니라 좀 더 지속적인 관심이 되어주기를 바랬었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특히나 동물을 사랑하고 위하는 사람이라면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데려올 순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몰랐을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겠다는 사람이, 하나의 생명을 평생 반려하겠다는 사람이 이 정도도 알아보지 않고 입양을 하는 게 과연 맞는 일이냔 말이다.
이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를 외치며 입양 문화를 개선하고자 하고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그렇게 조금씩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의 등장 한 번에, 유명인의 말 한마디에 또 한걸음 뒤처지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모 연예인이 언급한 전문가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그 전문가는 강아지 공장에서 데려와 펫샵에서 분양하는 개는 추천하는지 묻고 싶다. 유기견이 뭐가 어때서? 도대체 왜? 무슨 자격으로 ‘유기견은 ~하다’라는 프레임을 씌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고도 당신이 ‘전문가’인가? 도대체 무슨 전문가인가? 아, 펫샵 옹호 전문가라면 전문가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나는 묻고 싶다. 펫샵에서 온 아이들은 모두 상처받지 않고 건강한 아이들인지. 뜬 장에 사는 개가 발정 유도제를 맞아가며 출산한 강아지, 상품성을 위해 어린 나이에 어미와 떨어져 사회화 시기를 놓친 강아지, 이 강아지들은 100% 건강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나는 올해부터 다시 유기견 봉사를 다니고 있다. 정말 하나하나 다 예쁘고 소중한 아이들이다. 물론 상처받은 아이들도 있겠지만 시쳇말로 똥꼬발랄한 아이들도 많다. 유기견은 잘못이 없다. 동물을 학대하거나 유기한 사람, 가족이라고 데려가서는 자신의 편의에 따라 동물을 파양한 ‘사람’이 잘못인 거다. 반려동물은 내가 이사를 한다고, 결혼한다고, 임신했다고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할 생명체, 바로 ‘가족’이다.
모든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당연히 신중함과 책임감이 필요하다. 그것이 유기견이라고 해서 두 배, 세 배가 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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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말고입양하세요 #dontbuyado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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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늦게 기사를 하나 더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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