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7년 전, 세계일주를 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졸업 전 마지막 훈련이자 참 뜻깊고 좋았으면서도, 많은 것을 포기하기도 했던 순간들. 2015년, 한국을 떠난 지 1달이 조금 더 지난 시점. 수에즈 운하를 넘어 유럽에 도착한 이후로, 꼬박 한 달 더 지나고, 도착한 네덜란드. 그곳에서 머무는 마지막 날, 오후 두 시까지 돌아와야 하는데, 반 고흐 미술관 하나를 가겠다고 홀로 암스테르담에 왔던 기억.. 시간에 쫓기면서도 그 모든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도 소중했던 이유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았기 때문.
7년 후, 자유인이 되어 이곳을 찾았다. 이미 왔던 곳이고, 같은 유럽 대륙이지만 가깝다고 할 수는 없는 물리적 거리 때문에 애초에 찾아올 거라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 도착했을 때만 해도 별생각이 없었는데, 다시 그 미술관 앞을 찾으니, 이 미술관을 보겠다고 먼 길을 왔던, 절박했던 스물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7년 전 내 모습을 다시 마주한 색다른 재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 이게 꼭 필요한 경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절박함이 내 삶을 여기까지 끌고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니었을지, 그것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도 군복을 입고 있진 않았을지..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옛 추억에 대한 좋은 기분과 다소 비현실적이었던 여러 일을 뒤로 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