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파티
어제도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보단 말하자면 파티에 가까웠지만.
⠀
등산갈 때 처음 봤던 친구 두명이 사는 쉐어하우스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뭐 그래봐야 보통 맥주를 먹으니 훅 가지는 않는다. 가자마자 독일식 술게임을 하는데, 독일인들이 규칙을 마음대로 만드는 듯하여, ‘지금 상대편이 코리안이랑 이탈리안이라고 너희 마음대로 정하는 거 아냐?’ 항의하니, 영국에서 학교 졸업한 독일인이 ‘헤이 원선, 이거 영국에서도 이렇게 해. 인터네셔널 룰이야.’ 한다. 그래서 다음에 Korean Night하면 내 마음대로 할 거라고 이야기해줬다. 그때의 벌주는 맥주가 아니라 소주일거고.
⠀
거의 이십명쯤 됐던 것 같다. 준비된 술이 떨어지고, 다들 알딸딸해지자 노래 틀어놓고 고성방가하며 춤춘다. 서양식 음주가무다. 한국 사람만 떼창하는 게 아니구나 싶다. 나오는 노래가 생소해서 내가 최근 팝 음악을 잘 안 듣긴 했구나 한다. 옆집에서 안 찾아온 게 신기할 정도다.
⠀
사실 이곳 신입생 환영회 때 우연히 만나게 된 한국인 유학생이 있는데, 이쪽 친구들이 정신연령이 좀 낮은 것 같다는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를 했다. 새벽 두 세시가 넘어가니, 정신연령이 낮다기보단, 저 나이 땐 다 저러고 놀았지, 싶다. 한국에선 이미 몇 년 전에 꼬리표를 뗀 술게임과 음주가무를 여기서 다시 하게 될 줄이야. 체력이 20대 초반 같지는 않고, 마음도 예전 같지는 않지만 매번 석사생들과의 모임에 불러주고 끼워주는 친구들이 고맙다.
⠀
앞에서 언급한 독일인은 대학 관련된 이야기를 물어보며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본다. ‘슈트라우빙에 남을 거지? 가지마,’ 하길래. 그래서 도전해볼 수 있는 선택지 중 슈트라우빙이 많아서 높은 확률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좋은 친구들이다. 복 받았다.
⠀
한국에서 술게임을 많이 하지도 않았고, 다 까먹어서 한국 파티를 열기 전에 공부를 좀 해야겠다. 또 한국 보드게임 이야기가 나오길래 화투, 윷놀이, 공기를 구해야 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