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독 바다청년 Nov 01. 2021

독일에서의 정착기

대학 행정절차

대학 행정절차.

앞서 언급한 것보다 사실 이게 더욱 힘든 부분이다. 입학 원서를 쓰고, 입학허가를 받고, 등록하는 절차까지 쉽지 않았다. 온갖 서류를 요구하는데, 지구 반대편의 나라 대학 나온 나를 증명하는 절차라고 생각하고 어려움이 있어도 이해했다. 원서를 열 군데 정도 써보니 감이 잡혔다. 학교와 전공에 따라 자소서를 바꾸는 것도 이젠 익숙하달까. 아쉬운 점이라면, 그땐 몰랐는데 똑같은 학교에 여러 전공을 지원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점. 그랬다면 확률이 훨씬 높지 않았겠냐는 이제 와서 후회 가까운 푸념도 해본다. 사실 옆에 있는 석사생들이 다 그렇게 해서 이곳에 왔더라는 사실.

입국하자마자, 학생증이 미리 배송된 상태라, 입국하자마자 다음 날 도서관에서 바로 책도 빌렸다. 물론 한 글자도 못 읽었다. 이렇게 여유가 없을 줄이야 상상이나 했으랴.

다른 대학도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많은 기회가 있다. 교환학생은 물론이고, 갖가지 연구 프로젝트, 학생활동 등. 그중 눈에 띄는 건 언어 강좌인데, 한국어도 있다. 또, 뮌헨 올림픽 경기장을 이용하는 것부터 해서, 매우 다양한 스포츠를 학기당 10유로로 이용 가능하다. 아쉬운 점은 뮌헨까지 두 시간은 가야하고, 내가 살고 있는 분캠에는 그 어떠한 대학 체육시설이 없다는 점.

독일에서도 부자 도시인 뮌헨.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살지 못한다는 게 다소 아쉬웠다. 소도시가 좋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멋진 도시에 가니 생각이 바뀐다.

뮌헨공대 본캠. 뮌헨 중심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몇몇 건물은 오래되긴 했지만, 전통과 역사가 느껴진다. 캠퍼스가 미로 같다. 팬데믹 때문에 1년 전에 입학한 선배님들도 학생 건물을 잘 모른다. 물어봐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신입생 환영회를 위해 편도 두 시간 기차를 타고 가서 고작 한 것이 굿즈를 받은 것이 전부. 다소 실망스럽다. 일반적인 굿즈도 있지만, 피임기구도 있다. 문화 충격이다. 이곳에선 이게 일반적인가 보다 싶다.

이곳에서의 수업은 일부는 온라인, 대부분은 대면 수업을 한다. 빨리 졸업하고 싶은 마음에 수업을 꽤 많이 신청했고, 미리 당겨서 듣는 것도 있는데, 그랬더니 석사생들과 수업을 같이 듣는다. 속도보단 방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마음속 깊이 새겨본다. 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수업을 들으니,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한다.

완벽하진 않아도 거의 마무리되었으니 공부를 딱! 하고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 좋은 일이다.

설렘과 걱정이 가득했던 한 달이 지나간다. 완벽하진 않아도 대부분 좋은 일이 가득했던 기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일에서의 한식 도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