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독 바다청년 Oct 18. 2021

바이에른 소도시 답사

Straubing의 역사

Straubing의 역사.

도나우(다뉴브)강은 독일 남부에서 발원하여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루마니아를 거쳐 흑해로 빠지는데, 총 길이는 2,860km로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오래 전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로마는 라인강과 도나우강을 따라, 국경을 만들었다. 쾰른, 스트라스부르, 비엔나, 부다페스트 등은 로마 전성기 때 만들었던 군사도시다.

즉, 도나우강에 위치한 비엔나, 부다페스트가 로마 국경으로서, 발전한 역사가 있는 걸 고려하면, ‘도나우 강이 흐르는 이곳, Straubing도 로마의 역사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아주 이성적인 추론을 할 수 있다.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

옥토버페스트 다음으로 바이에른 지방에서 제일 큰 맥주 축제가 있는데, 그 이름이 Gäubodenvolksfest다. 동일한 명칭인 Gäuboden 박물관도 있는데, 이곳에 1950년에 발견된 Römerschatz(Roman Treasure), 즉 로마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로마의 국경을 지키는 군사기지였던 이곳에서 약 2000년 전의 유물이 발견된 셈이다. 지금의 유럽을 기틀을 닦은 로마. 그 병참기지 중의 한 곳이었던 이곳. 오기 전엔 그저 5만의 소도시라고만 생각했지만, 그 유구한 역사를 생각하니 훨씬 멋지게 보인다.


또 곳곳에 Fraunhofer의 명칭이 있어 찾아봤더니 이곳은 그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그는 생전에 광학 기계, 망원경, 렌즈 등을 연구했다. 처음으로 회절 현상을 연구하여 빛의 파장을 계산해 낸 인물이기도 하다. 독일 현미경 Zeiss가 유명한 것, 그리고 카메라계의 명품인 Leica가 갑자기 생각나는데, 이도 이것과 무관하지는 않겠구나 싶다. 뭐, 직접적으로 노하우를 전수받지는 안 받았더라도 영향은 끼치지 않았겠는가.


독일의 여러 연구소 중 응용과학, 공학 분야를 담당하는  Fraunhofer 연구소는 독일 전역에 있고, 내가 사는 이곳에도 있다. 여기서는 지속가능성이라는 큰 주제 중에, 그 중심이 되는 학문은 바이오와 화학이다. 뮌헨공대 이 캠퍼스 내에 유독 바이오와 화학 관련된 과가 많은 걸 고려하면, 성공적으로 학위를 이수할 시, 그곳으로의 취직이 자연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다시 로마로 돌아가자. 천하의 카이사르도 고전했던 Schwarzwald(검은숲)이 프라이부르크다. 지금은 이곳이 신재생에너지와 숲에 관한 연구의 메카가 되었으니 재밌는 일이다. 내게 극적인 불합격을 통보했던 그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무쪼록, 이곳에서 수학하게 된 건 정말이지 행운이다. 깊은 역사와 시골이라고 치기엔 정말 좋은 연구기관, 또 있을 건 다 있다. 무엇보다 사람이 북적이지 않고, 살인적인 물가인 뮌헨에 비하면 착한 물가에, 사람들도 순박한 점도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이에른 도시 답사기: 레겐스부르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