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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과 생각

대한민국 군인들을 위해

공군 순직 조종사.

by 송다니엘

지금으로부터 10년전,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나는 해군사관학교에 입교했다. 주위 사람도, 선배, 동기들, 나 자신도 군복이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나도 이 조직을 사랑하게 되었다.


며칠 전,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故 심 소령은 전투기를 타고 수원 기지를 이륙했으나, 기체 이상으로 1분 뒤, 야산에 추락했다. 그는 항공기 진행 방향에 다수 민가가 있어, 이를 회피하기 위해 끝까지 비상탈출 좌석 레버를 당기지 않고 조종간을 잡은 채 순직했다. 공군은 고인의 계급을 대위에서 소령으로 추서했다.”


고인은 나와 같은 해, 사관학교 동기였다. 물론 나는 고인을 직접적으로 만난 기억이 없지만, 몇몇 친선 교류 행사에서 나와 함께한 동기였다.


나는, 10년 전 뽀텀이고 메추리였던 동기들이, 지금은 각자의 위치에서,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대한민국이란 이름이 각자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동안의 역사, 지리멸렬한 정치를 보며, 민족주의, 애국심을 강요하는 게 좋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런데도 나는, 내겐 지켜야 할 나라가 있고, 이 나라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단 생각을 매 순간 한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고,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문자인지, 그리고 우리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는 건 그런 마음이 내게 깊게 박혀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순직한 조종사 故 심정민 소령은 신혼이었다고 한다.

훌륭한 군인을 잃어 정말 슬프고 안타깝다.

그런 한편 훌륭한 군인들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


내 글로 미약하게나마 더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군인들에게 감사함을 표할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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