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와 재활용
Part I. 풍력발전
PV, Solar Thermal Energy 강의가 끝나고 오늘부터는 풍력에 대한 강의가 시작됐다.
바람이 있다고 그냥 다 설치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풍력 타워 하나마다 거리를 고려해야하는데 이는 Wake 때문이라고.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다른 블레이드에 의해 바람의 속도가 낮아지고, High Turbulence가 발생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또 거리를 무작정 늘릴 수 없는 건 공간을 차지하고, 케이블의 길이도 길어지니까 결국 최적화할 수 있는 거리를 고려해야 한다. 이도 꽤 공학적으로 어려운 작업일 듯하다.
풍력 발전의 수명은 대략 20~25년. 블레이드의 수명이 있는 건데, 사실 바람을 맞다 보면 블레이드가 휘어서 타워에 접촉할 수도 있다고. 이런 이유로 반대방향으로 미리 구부린 상태로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수명에 대한 검사를 미리 하는데, 풍력에 있어선 덴마크가 제일 앞선 듯하다. 성능 테스트엔 이런 과정이 포함된다.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정비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만들 때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흥미로웠던 건 현재 만들고 있는 블레이드가 재활용이 안 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꾸준한 지적이 있는데, 교수는 사실 이보다도 Life Cycle Analysis의 관점에서 봤을 때, 탑을 만드는 게 더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한다. 이는 제철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 철이 재활용이 된다고 이게 환경에 더 적은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걸 고려해서 미국에서는 중간 사이즈의 풍력 터빈을 나무로 만드는 실험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나무는 풍력발전을 위해 직접 키우는 거라 벌목에 의한 환경 영향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교수는 이어서 재생에너지라고 환경 영향이 없는 게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어떻게 완화할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Levelized Cost of Energy (LCOE)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지난 수십년 간 태양광과 풍력의 가격 단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졌는데, 화석연료는 그대로, 원자력발전은 오히려 두배가량 급증했다는 데이터를 보여준다. 앞으로 풍력 발전의 단가는 낮아질 것이고, 이는 해상풍력 발전 또한 더욱 경제적이 될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풍력 발전의 전문가라서 그런지 더더욱이나 풍력 발전의 좋은 점을 더 많이 이야기하는 듯하다. 뭐 어찌됐든 앞으로 증가할 전기 수요에 있어서 PV와 풍력이 주된 에너지전환의 중심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니까.
Relevo.
배달음식으로 인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한데에 따른 환경오염이라는 문제점에 착안해서 재활용 가능한 포장용기를 제공하겠다는 스타트업. 순환경제 (Circular Economy)의 초빙강연이었다. 현재 뮌헨, 베를린을 중심으로 기업 규모를 키우고 있고, 벨기에와 프랑스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건 누군가가 애초에 포장 용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결과론적으로 봤을 땐 뭔가를 생산하는 것인데다가 설거지나 이동 등 Life Cycle Analysis로 고려했을 때, 더 환경영향이 있는 게 아니겠냐고 꼬집었는데, 본인들이 생각해도 배달 음식을 안 먹는 게 제일 환경적인 거지만, 우리가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앞으로 배달음식을 못하게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이상적인 것보다는 실제로 어떤 방향에서 실용적으로 환경 영향을 적게 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던 부분.
그런 점에서 뭘 하더라도 환경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 안에서 조금이나마 환경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걸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하여 뭐 내가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이 또한 한편으론 오염이 될 수도 있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 생각하려는 마인드셋을 가지려고 했다. 이런 마음가짐이 더 동기부여가 되고 좋은 방향성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아버지는 완벽이 안 되면 최적을 찾아내는 점에서 공학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어찌 보면 그런 게 경영, 경제적인 마인드셋이니 결국 모든 학문은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차이는 경영, 경제는 공학보다 너무나도 많은 가정을 설정하고, 간단한 모델링으로 세상이 쉽게 설명되는 것처럼 표현한다는 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