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처음'과 '끝'이란 단어에는 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다. 삶 속에서 부딪혔던 수많은 처음들과 끝들이 가져다주는 기억들이 감정들을 끌어당기고, 그것은 우리를 다시 추억 속으로 데려간다.
매년 반복되는 첫눈이지만, 사람들은 그 첫눈을 기다리며 사랑을 들여다보고, 또 꿈을 꾸며,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가 되어 해맑게 웃는다. 첫눈의 마술은 그런 것이다.
내가 사는 곳은 일 년 내내 뜨거운 곳이라서, 첫눈 같은 것은 마주칠 일이 없다. 하지만 첫눈 소식만으로도 내 마음속에 하얀 눈이 내린다. 그리고 당신도 함께 내린다. 그렇게 내린 당신은 내 마음속에 소복이 쌓여, 모두 고요해진다. 하얀 눈 속을 걷다 돌아보면, 내가 남긴 발자국마저 새로 내린 눈들로 덮여 있다.
어제 한국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당신이 있는 곳에도 눈이 왔나요?
춥지 않게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결국 메시지를 보냈다. 읽음으로 바뀌었고, 이내 당신에게서 답글이 도착했다.
다시 처음처럼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어쩌면 처음 같던 그 시간들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해 준다.
'미움'이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사실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사랑'이다. 미움으로 생긴 아픔은 눈물로 흘려보낼 수 있지만, 사랑 때문에 남은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평생을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첫눈을 보며 다시 사랑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첫사랑이든 끝사랑이든, 세상의 모든 사랑은 새하얀 눈처럼 고고하고 아름답다.
당신이 처음 말을 건넸던 순간의 떨림과 설렘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 순간이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기에, 이후의 모든 것은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 삶에 찾아와 주어서 고맙습니다.
눈은 계속 내리고, 나의 마음도 눈을 따라 자꾸만 자꾸만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