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감성에 '퐁당' 빠지다 06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

by 유선미

<편지>


사랑하는 당신,


잘 지내고 계세요? '봄이야'라고 말했던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삼월을 지나 사월이 되었습니다. 저는 사월이 셀레지 않습니다. 피어나는 꽃도 예쁘고, 사람들도 모두 행복해 보이는 계절. 제 자신이 더 말갛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지만, 제 마음이 그렇습니다.


여전히 건강한가요? 당신의 불면증은 이제 괜찮은가요? 가끔 밤에 잠을 못 자고, 밤을 새웠었죠. 밤에 와인은 조금만 마셨으면 해요. 평소 운동을 좋아하니, 늘 건강할 거라 믿습니다.


사실,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오늘 누구를 만나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당신의 일상이 무척 궁금합니다. 그러나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궁금한 건 그저 제 마음에 묻겠습니다.


오늘 밤은 유난히 달이 예쁩니다. 그래서 당신이 그립습니다. 사실, 매일 수만 가지 그리움의 까닭을 만들어 냅니다. 부치지 못할 편지지만, 오늘은 기어코 써야겠습니다.


기억나세요? 언젠가 당신이 무심코 '툭' 던졌던 말, 그 말이 제 가슴에 콕 박혔습니다. 저는 달리기를 한 것처럼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때 말하지 못했지만, 참 행복했습니다.


"나는 바다를 좋아하니까, 집 앞에는 시내가 흘렀으면 좋겠어. 내가 농사를 지을 테니, 당신은 집안일을 맡아서 해."


당신의 그 말은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약속이었지요. 이제는 저 혼자만의 꿈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니 창문 밖으로 산만 보이면 됩니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 같은 건 들리지 않는, '청산'으로 가야겠습니다.


저만의 비밀입니다. 당신의 말로, 제 마음에는 이미 집 한 채를 지었습니다. 당신이 없어도 무너지지 않을 집. 그러니 당신 손을 잡지 않은 것을 원망하지 마세요.


우리의 미래가 '쿵' 떨어져 조각났던 그 밤, 저는 그 시간에 오래 묶여 있었습니다. 아무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당신이 울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날부터, 빌어도 들어주지 않는 신께 더 이상 기도 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이별은 아픕니다. 하지만 끝이 났으면, 지나가야 합니다. 꼭 행복해지세요.


그럼, 안녕.


2025년 4월 어느 밤


당신의 SUN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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