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바다야
1.
나무야,
나는 네가 남은 시간 동안
정말 따뜻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울지 말고,
하루하루 그냥 웃으며 살자.
너도 알잖아.
모든 건
금방 흘러가 버린다는 걸.
그러니 제발
누구 때문에 울지 마.
대신 너를 위해 웃자.
그렇게 싫다 말해 놓고도
결국, 그중 하나가 되려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걷고 있잖아.
나무야,
언제까지 아플 거야.
언제까지 거기에 서 있을 거야.
이제는
그만 내려놓자.
2.
바다야,
이제는 놓아줄래?
나
아직도 출렁이는 가슴 때문에
멀미가 나지만 그래도 가볼래.
그러니까
네가 잡지도 않고, 놓지도 않는 것들—
바닷속에서 이름도 없이 부유하는 물보라들,
네 단단한 그물에 넣어 거두어 줄래?
바다야,
외로워하지 마.
아직도 너에겐
물고기 떼, 아름다운 산호, 진주들이 남아 있잖아.
배가 출발했던 어구로 돌아가면
방파제에 앉아 매일 너를 기억할게.
이 연서들은 나무와 바다, 상상 속의 두 존재에게 보내는 제 마음의 편지입니다. 머물고 붙잡는 시간과, 떠나보내고 놓아주는 사랑 사이에서 마음이 오가며 쓴 글들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이 시들을 통해 사랑의 다른 방식과 이별의 결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언젠가 숙명적으로 만나게 될 ‘이별’의 순간을 따스하게 맞이할 수 있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나무와 바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 연서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