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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붉은 기억 1

능소화가 피운 서러운 존재의 말

by 정써니

붉게 물들기까지

너는 얼마나 침묵했을까


떨어진다 능소화가


그 찬란한 붉은빛은

잠시 세상을 비췄고


서러움을 피우기 위해

줄기를 타고 잎을 열고

마침내 얼굴을 들었다


그런 침묵의 시선이

너의 소리 없는 외침이란 걸


비로소 땅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처참히 밟혀진 뒤에야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너의 존재 이유였단 걸


난 한동안 시선을 멈추고 말았다


* 공저시집 《첫 시와 바람 났네》.. 에

수록된 시



1부.능소화

피어오르기까지의 시간

-조용한 생의 감내

능소화가 왜 피어오르는가,

어떤 마음으로 침묵을 감수하는가"에

대한 시선


*2부.붉은 기억으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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