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나의 계절 나의 시간에는
명제의 이가 적용된다.
꽃이 없으면 봄이 아니듯
나의 멈춤이 없는 감성은 글로 완성되지 않는다.
나의 시절이란 명제는
어떤 가정과 결론이 부정하듯
아픈 과거가 없이
멋진 추억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모든 계절을 조심스레 건넌다.
햇살 앞에 웃고,
비 앞에 멈추며,
눈물 앞에서는 외면하지 않는다.
내가 지나온 날들은
언제나 불완전했고,
그 불완전함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런 시간 속에서
나는 수없이 부서졌고,
그 조각들을 모아
조용히 나를 써내려 왔다.
멋진 문장이 아니어도 괜찮다.
읽히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그저 오늘의 마음을
정직하게 옮겨놓을 수 있다면
그건 나에게 가장 솔직한 기록이다.
이 계절의 시작에서
나는 다시 나를 시작한다.
언제나 처음처럼
다시 써보는 삶의 문장들.
비록 어설퍼도
그 안에 내가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나에게 오늘은 늘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