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어떤 얼굴로 말하고 있을까
감정과 이성 사이
목소리로 내뱉어진 말은
가면에 부딪혀
들리지 않은 메아리가 되어
순환된다.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감성의 간극은
하나가 되려 울리는 목청이
결코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가면을 벗은 후에도
남은 틀은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그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부딪히는 마음의 가면 소리만을 들을 때가 많다.
그건 타인을 향한 것이기보다
스스로를 향한 은밀한 방어막
속마음을 감추기 위해 쓴,
내 안의 또 다른 표정이었다.
뒷걸음질 치며
그 가면 속에 가두었던 마음을 찾아 나서면,
차가운 바람이 스쳐가고
따뜻한 빛이 희미하게 비춘다.
하나로 모으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나는 계속 걸어가고,
목소리를 내어 부딪히며,
그 속에서 길을 찾아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