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에….

la callifa

by somewhere

금요일 오후,

정시에 퇴근을 했다.

운전을 하며 집으로 가는 길에 밑도 끝도 없이 어떤 음악이 머리에 맴돌며 마음이 느슨하게 풀려왔다.

그 멜로디가 계속 머릿속을 떠돌아다니며 마음이 저릿해온다.

피아노로 쳐보고 싶어서 악보를 구입해놓고 진지하게 쳐보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악보가 너무 단순하게 되어 있고 너무 짧았다.

집에 돌아와서 오는 길에 장 봐온 것도 그대로 식탁에 올려둔 채 옷만 갈아입고 그냥 소파에 모로 누웠다.

누워서 그 음악을 틀었다. 마침 그 짧은 곡을 두 시간이나 반복되게 편집한 영상이 있었다.

어두워지는데 그냥 누운 채로 그 음악을 듣고 있었다. 슬픔이 저녁을 감싸고 내 위로 퍼져나갔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그 영상 밑에 달려 있는 첫 댓글이 이랬다.


- 너무 보고 싶네. 자다가 일어나면….자기 잘 있지? 이제는 고통이 없는 영원히 쉴 수 있는 그곳에 -


누군가 2년 전에 써놓은 글이었다.

자다가 일어나면 너무 보고 싶다는 말에 헤아릴 길 없는 슬픔이 전해왔다.

눈물이 흘렀다. 음악을 듣고 있어서 그랬을 거다. 울었다라기 보다는 그냥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손등으로 훔치고 또 훔치며 그렇게 누워있었다.

뭔가…. 금요일 저녁에….

이런 슬픔에 몸을 맡긴 채로 하염없이 어슴푸레해지는 저녁에 잠겨있었다.

어떤 슬픈 일이 갑자기 일어나지도 않았고 슬픈 영화나 책을 읽지도 않았는데 그냥 갑자기 퇴근길에

아직 따가운 오후 햇살을 이리저리 피하며 퇴근하다가 마음에 어떤 슬픔이 깃들기 시작하는 것은 뭔가….

내게는 어떤 슬픔이 내재되어 있다가 이렇게 한 번씩 올라올 때가 있다. 아무 일 없는데…


어둠 속에 한동안 그렇게 누워있다가 일어났다

그리고 장 봐온 것을 정리했다. 냉장고에 넣고 장바구니를 정리하고.

그래도 여진이 남아, 복숭아와 블루베리와 올리브 몇 알 꺼내놓고 포도주를 한 잔 마신다.

이제는 와인도 많이 못 마신다.

입술만 축이는 정도 마시고 접시를 씻어 세워놓고….


거실에 불을 켠다.


주말이다.


그리고 그 음악은 엔리오 모레꼬네의 < la callifa>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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