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PR이든 기업PR이든 PR 담당자라면 하루라도 마음 편히 쉬기 어렵다. 업무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언제, 어떤 식으로 위기가 터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PR 담당자는 위기 발생 시 가장 먼저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다. 언론에서 이슈화하기 전에 수습해야 하며, 온라인에서 여론이 확산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과거 싸이월드라는 플랫폼을 홍보하던 시절, 가족들과 외식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보안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명인들의 미니홈피가 해킹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이때에는 외식을 하든, 여행을 갔든 간에 무조건 노트북을 켜고 이슈 모니터링을 시작하고, 언론 대응을 실시해야 했다.
공공영역에서는 조금은 다른 형태의 이슈상황이 발생한다. 바로 내가 만든 홍보 콘텐츠가 이슈를 만드는 경우다.
#홍보를 위해 만든 콘텐츠가 불만 성토의 장이 되는 경우
소셜미디어가 보편화되면서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도 SNS 채널을 통해 활발한 소통에 나서고 있다. SNS 채널 특성상 매일 콘텐츠를 올려야 하는 홍보담당자 입장에서는 주제 선정과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다각적인 검토를 거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다보니 누구에게나 공개된 채널에 올라오는 홍보 콘텐츠는 '아차!' 하는 순간 논란의 중심에 놓일 때가 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사례 1] '일본 식문화를 담고 있다'는 논란으로 삭제된 기재부의 '무지출 챌린지' 카드뉴스
얼마 전 기획재정부가 SNS를 통해 업로드했던 '무지출 챌린지' 카드뉴스 이미지다. 언뜻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콘텐츠다. 하지만, 이 콘텐츠는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이미지'가 일본 식문화를 담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삭제되었다.
아마 홍보담당자는 콘텐츠를 업로드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한 장의 이미지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본 식문화를 담을 의도가 1도 없었기 때문이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지만, 공공PR이 기업PR보다 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례 2] 웹툰 속 엉터리 태극기 이미지 때문에 뭇매 맞은 교육부
몇해 전 교육부가 SNS에 올린 웹툰 한 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웹툰 속 태극기의 4괘 중 '감'과 '리'가 잘못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다음 날 바로 사과문을 올리며"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해당 웹툰이 200만 원짜리 홍보물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비난은 거세졌다. 교육부는 당시 한 달여간 총 6편의 웹툰을 공개할 목적으로 계약을 했고, 총 계약비용만 1,300만 원 이상 들어갔지만, 한 편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국민 세금만 낭비됐기 때문이다.
공공홍보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경우 비난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사례 3] 매년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는 거액의 홍보대사 섭외비
홍보 실효성 문제가 가장 크게 제기되는 경우는 홍보대사 모델료다.
민간기업에서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섭외하며 수십억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는 연예인을 공익광고에 출연시키기 위해 몇억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몇 년 전 국정감사에서 기재부가 복권 홍보대사로 가수 이승기씨에게 2년간 총 5억 7000만 원의 모델료를 지급한 것으로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공공기관 홍보대사 중 가장 비싼 모델료를 지불했다는 이유에서다.
복권광고를 담당한 광고대행사 입장에서는 몸값 높은 이승기씨를 2년에 5억의 모델료를 지불하고 섭외했으니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민간기업의 광고를 이승기씨가 찍었다면 2년에 5억은 어림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홍보 모델로 억대의 섭외비를 지불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좋은 의도로 진행되는 공익광고에는 유명인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명인을 섭외할 경우 거마비 정도의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홍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