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 라이프 밸런스 vs 워크 라이프 인테그레이션 vs워크 포라이프
퇴사합니다, 축하해 주세요.
서른, 난 나답게 살기로 했다.
한 번 사는 인생, 나는 나다울 수 있는 삶이 가장 중요하다.
몇 년 간 서점가와 소셜 미디어계를 달구던, 그리고 지금도 유효한 화두, 워라밸. 워라밸이 밀레니얼-z세대의 핵심 가치로 급부상하면서 정치권에서 “저녁이 있는 삶”까지 모토로 삼을 정도가 되었다.
워크 라이프 밸런스, 즉 일과 삶의 균형이란 과연 무엇인가? 존재하는 개념인가? 균형을 이룬다는 것은 완벽한 50:50을 뜻하는 것일까?
하루 24시간 중 휴식과 수면에 8시간, 업무에 8시간, 그리고 식사와 이동에 3시간을 제외하고 난 5시간을 삶에만 집중한다면 ‘균형’을 이룬 완벽한 워라밸일까?
워크는 수익이 발생되는 모든 종류의 노동을 일컫는 것일까? 그렇다면 주식 투자도 워크로 볼 것인가?
라이프는 일터에 나가지 않는 모든 시간을 일컫는 것일까? 그렇다면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다가 갑자기 떠오른 다음 주 프레젠테이션 스토리텔링을 메모하는 것은 라이프일까, 워크일까?
워크는 개인에게 무슨 의미일까? 노동력을 제공하고 재화를 받는 등가 교환으로서만 의미가 있을까?
라이프는 개인에게 무슨 의미일까? 워크를 통해 실현되지 않는 나를 감싸 안고 재발견하게 해 주는 것만 라이프일까?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고, 수저 색깔이 중요하며, 열정 페이로 가득한 일터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시발 비용으로 달래고, 그 비용을 메우기 위해 또다시 일터로 향해야만 하는 세상.
그마저도 선택받은 ‘직장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누구에게는 사치인 투덜거림인 세상에서, 워라밸 - 소확행 - 나답게 살기 위해 퇴사하기는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퇴사만이 답일까.
완벽한 워라밸이 행복의 핵심일까.
위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각자 가장 먼저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답게 살기”가 무엇인지, 자신의 인생의 ‘성공’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만약, 나는 자가와, 2,000cc 이상의 자동차, 인스타 핫플에서 오마카세 요리를 한 달에 두세 번은 먹으며, 운동과 취미에 투자하며, 노후도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는 삶이 행복하다 또는 성공이다 또는 나답게 살기라고 정의한다고 가정하자. (다소 물질적 요소들에만 한정지 었다)
이런 것들을 누리고, 향후에도 누리고자 한다면 나의 월수입과 자산, 향후 자산은 얼마 정도가 되어야 할까? 받을 유산이 많지 않다면, 월 수입이 적어도 500만 원은 되어야 주택 청약 부금이라도 붓지 않을까? 그리고 그 월급은 향후 지속적으로 최소한 유지는 되어야 할 것이다. 나이가 들 수록 특히 건강에 대해서는 유지 비용이 많이 들 것이고 노후 대책도 세워야 하니.
그렇다면 가급적 회사를 오래 다녀야 한다는 결론인데, 성과를 논하기 전에 워라밸부터 논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이 조직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최근 인터넷을 달군 유튜버 뉴욕 주민님 워라밸 언급의 핵심은, ‘성공’을 원하는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에 대한 비난 아닐까. 각자 성공의 정의는 다른 것이고. 만약 성공이 칼퇴 후 매일 영화 한편씩 보는 거라면, 칼퇴 가능한 직장에서 오래 버틸 방법을 찾는 것을 2,30대에 하지 않으면 확률이 낮아진다는 말일 것이다.
워크와 라이프의 밸런스란, 매일 추구해야 하는 가치라기보다는 결국 인생 전체의 총량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삶이 죽을 때까지 부족하지 않게 경제적 자립을 이루어 살고 싶은 것이라면, 은퇴 이후의 ‘라이프’를 위해 젊을 때 ‘워크’에 좀 더 매진한다면, 인생 전체를 봤을 때 결국 워라밸이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워라밸보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body & soul balance 가 아닐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업에 잠식되지 않고 나의 몸과 마음이 번 아웃되지 않도록 밸런스를 이루는 것.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가치는 바디 & 소울 밸런스라고 생각한다.
#워라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