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일기: 둘째 조카 녀석
"탕~!"
둘째 조카 녀석이 내 노트북 자판을 발로 쿵 눌렀다. 자신이 뽀로로 노래를 맞추어 춤추는 것을 보지 않고 내가 한 눈을 판 것에 대한 응징이었다. 이전에도 몇 번 경고한 적이 있은지라 나는 다시 엄한 얼굴로 경고를 날렸다.
"이 놈~! 고모 노트북 손대면 안된다고 했는데~!"
그런데 이 녀석 씩 웃으며 한 마디를 던진다.
"손 아니고 발인데~?"
3살이다. 만만치 않다. 그래서 나는 얼른 다시 정정했다.
"고모 노트북 건드리지 마~~~!!"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저 멀리 뽀로로 노래를 다시 틀러 갔다. 장난감에 내장되어 있는 '뮤직온' 버튼을 누르더니 몸을 흔들기 시작한다. 방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말이다. 이 녀석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둘째 조카 녀석은 왠만해서는 기가 죽지도, 부끄러워 하지도, 무서워 하지도 않는다. 담이 큰 것인지 그냥 해맑은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지만, 이 녀석 머리가 팽팽 돌아간다. 왠만한 어른들은 이 녀석의 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하다못해 이 녀석 아빠도 당한다. 그러니 담이 큰 것이라 봐야 한다.
이 조그마한 녀석이 사람의 행동을 읽고 그걸 또 역 이용하다니, 참 신기할 노릇이다. 어디서 이런 아이가 나왔나 싶지만, 이 녀석 아빠를 닮긴 한 것 같다. 조카들을 보면 왜 부모 말씀을 잘 들어야 하는지 알 것 같다. 한 아이의 행동을 적어도 10년, 20년을 보다보면, 잘 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부모가 아이의 내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고, 자신이 보고 싶은대로 보는 부모들도 많지만, 외동 아이가 아닌 다음에야 행동이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차이들이 있다. 그래서 그 아이의 개성이 더 뚜렷하게 보인다.
한 명 한 명이 다 다른 아이들. 내 눈에는 마냥 예쁜 둘째 조카다. 가끔 어린 것이 놀라게 하긴 하지만 말이다. 오늘 하루종일 이 녀석과 놀았더니, 정이 더 들어버렸다. 귀여운 녀석.
2019년 02월 04일 부산
제목: 둘째 조카 녀석
오늘은 연달아 올리게 되네요.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