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삶을 위한 일 년] Day-38

10분 일기: 엄마와 이모

by SUN KIM

엄마가 보고싶어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명절에는 아무래도 가족의 부재가 더 느껴진다. 이모는 엄마를 꽤 오래 돌봐주셨다. 아픈 엄마는 이모에게 전적으로 의지했고, 이모는 엄마의 신체를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었다. 오랜만에 이모를 만나면 엄마가 있었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정확히는 엄마의 느낌이 기억난다고나 할까.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엄마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엄마는 특별한 존재니까. 내가 무엇을 해도, 어떻게 있어도 예쁘게 봐주는 사람이니까. 내가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걱정해주는 사람이니까. 어떻게든 내가 잘 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니까. 그런 사람이 엄마말고 또 있을까. 엄마라서 가능한 일이지 않았을까.

이모에게 전화를 걸거나 이모를 만나면, 그 따듯함과 편안함이 다시 생각난다. 사실, 울컥할 때가 더 많다.

'아, 맞아. 엄마가 그랬었지. 이게 나를 위해주는 사람이 하는 행동인데..'

내가 한 때 받았던 사랑이 너무나 넘쳐서, 그 사랑이 없는 지금이 참 힘들 때가 많다. 사랑받는다는 느낌 자체가 망각 속으로 사라진 느낌이라니. 그럴 때는 조금 서글프기도 하다. 그리고 더 그립다. '엄마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이다.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남에게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가끔은 다시 그런 사랑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나는 힘이 들 때마다 그 촉감을 기억해낸다. 엄마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그 순간. 약하고 가느다란 엄마 다리에 내 머리를 뉘면, 엄마는 내 머리카락을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다. 부드럽고 하얀 엄마 손이 내 머리에 닿이면 힘든 순간들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었다. 당시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당연했던 그 순간들이 지금은 당연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그래서 힘들 때마다 기억하려고 한다. 내가 엄마의 끝없는 사랑을 받았던 존재라는 걸. 그 사랑이 지금의 나를 만든거라는 걸. 그 사랑을 잊지 않아야 내가 나를 잃지 않을 거라는 걸.

나에겐 당연한 것이 없는 요즘이기에..

엄마도 이모도 눈물이 날 정도로 보고싶다.


2019년 02월 06일 수요일

제목: 엄마와 이모




이젠 10분 일기가 굉장히 익숙해졌어요.

나름 빨리 써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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