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이도, 기억을 접는 바다
썰물이 지나간 뒤
갯벌은 잠깐 동안
바다의 속살을 펼쳐 보인다.
진흙 속에 반쯤 잠긴 밧줄이
마치 누군가의 오래된 문장처럼
느슨하게 이어져 있다.
발을 떼면
갯벌이 잠깐 나를 붙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처럼.
붉은 등대는
저녁마다 같은 곳을 비추지만
한 번도 같은 바다를 본 적이 없다.
사람들이 떠난 뒤
해안에는 작은 웅덩이들이 남고
그 안의 물이
어둠을 조금씩 품는다.
파도는 늦게 돌아와
지워진 발자국 위에
다시 물을 덮는다.
나는 그때 알게 된다.
이곳에는
끝내 말해지지 못한 것들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갯벌은 그것을 잠깐 기억하고
바다는
모든 것을
다시 자신의 어둠으로 접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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