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의 파편들이 창틀의 정적을 깨고 들어와
내 잠의 끄트머리를 자꾸만 건드린다.
어제저녁, 뉴스 속 붉은 비명들이 아직
내 꿈의 언저리를 배회하고 있는데.
먼저 온 개나리가 노란 부리로 유리
창을 콕콕 쪼며 기척을 낸다. "이 좋
은 봄날을 혼자 보낼 거냐"는 투명한 질책.
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며 중얼거렸다.
시끄러워, 저리 가!"
뒤이어 목련이 커다란 흰 손바닥으로
내 창을 육중하게 밀어붙인다.
"어제 일은 어제로 두고, 이제 그만 나오렴."
나는 감은 눈꺼풀 뒤로 빗장을 걸며 낮게 답했다.
"나는 좀 더 잔다고 했지!"
제비꽃과 민들레, 생강나무의 비명이
문틈의 갈라진 틈새를 비집고 자글거릴 때,
나는 눅눅한 잠의 외피 속에 스스로를 유배시킨 채
허공에 대고 마른 신경질을 던졌다.
꽃가루 묻은 바람들이 비릿한 향기를 흘리며 도망쳤다.
세상을 다 밀어내고 다시 투항한 어둠 속,
역설적이게도 나는
아까 쫓아낸 꽃들의 영토 한복판에 서 있다.
문을 걸어 잠글수록 꽃들은
내 잠의 실뿌리를 타고 꿈의 연질(軟質)을 파고들어
기어이 나를 눈부신 노란 감옥 속에 가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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