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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Mar 30. 2023

68. 오직 주님만이 아신다.

아침에 딸이 펑펑 울면서 내려왔다.

눈을 뜨자마자 우는 것을 보니 슬프거나 무서운 꿈을 꾼 것 같았다.

아이가 진정하고 꾼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친구들이 자기를 개로 취급해 개밥을 주고 개처럼 혀를 차며 부르고 개처럼 쓰다듬었다고 한다.

자기는 개가 아니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친구들이 무시하고 내 딸을 개 취급했단다.

아이는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게 외쳐도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개 취급하는 그들의 웃음이 무서웠다고 했다.


나는 그런 딸을 품에 안고 그것은 다행히 꿈일 뿐이라고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

조금씩 안정을 찾은 딸이 나를 꼭 끌어안고 말했다.

그래도 자기가 개가 아닌 것을 꿈속이라도 엄마 아빠는 알아주었다고 고맙다고 했다.

나는 딸의 말에 뭉클해 대답했다.


“블레어, 세상 사람들은 앞으로도 꿈처럼 너를 개로 볼 수도 있고 원숭이, 타조, 뭐든 자기들이 보고 싶은 대로 너를 볼 거야. 하지만 니 꿈처럼 최소한 엄마, 아빠, 그리고 하나님은 네가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사람이라는 걸, 블레어란 걸 알아. 너의 참 존재를 확실히 알아. 그러니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겁내지 마. 다른 사람은 자기들이 보고 싶은 대로 볼 거야.

때론 엄마 아빠조차도 인간이라 우리 블레어의 마음을 위로해 주지 못할지도 몰라.

하지만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너를 목적대로 창조하시고 엄마 아빠, 모든 인간들을 창조하신 가장 강하고 가장 지혜로운 분은 네가 블레어란 것을 알기에 너는 언제나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주님 앞에서만 바로 서면 된단다. 다른 사람들이 제각각 마음대로 붙이는 너의 이름을 신경 쓰지 말기를 바라.”

여섯 살 아이가 다 알아들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 말을 하고 있자니 내 마음이 뭉클해져 울컥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보고 싶은 대로 나를 정의한다. 그리고 그에 맞게 나를 자기들 마음대로 생각하고 취급한다. 그런데 나조차도 그런 꼬리표가 나라고 여기고 내 정체성이라 생각하지 않는가?

그리고 남들에게 좋은 꼬리표를 받으려고 안절부절못하지 않나? 나를 개가 아닌 인간으로, 좋은 사람으로 봐달라고 내 존재를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쓰지 않았나?

누가 뭐라고 하든, 심지어 나 자신이 나를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여기든 나를 목적을 갖고 만들어주신 하나님께 나는 그분의 걸작품이다.

때론 내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사람이 아닌 것에 분하고 억울하고 그래서 슬퍼도 하나님만이 내 존재를 잊지 않고 진심을 알고 계심을 기억하고 그 분만이 내 참 존재를 알아주시는 유일한 분이기에 주님께 의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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