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 깨끗한 아침 거리를 걸었다.
타는 듯한 목마름 뒤에 마침내 내린 비.
단비에 머금은 듯 한 말간 얼굴을 한 나무와 꽃과 풀.
물먹은 나무 기둥 향기, 풀잎의 향기가 코 끝으로 강렬히 존재를 드러냈다.
한바탕 울고 난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상념의 먼지가 가라앉지 않아 마른기침을 하게 했고 메마른 가슴이 갈라져 아팠기 때문이다.
…
비 한 방울 한 방울이 그 떠돌던 상념을 가라앉혔고 가슴은 촉촉하게 사랑을 머금었다.
사랑을 머금은 사람의 마음은 자연의 향기 가득했다.
나는 앞으로 더 많이 울어야겠다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