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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섬기는데도 방식이 있다.

by Momanf

출애굽기나 레위기를 읽으면 제단의 규격이나 제사장의 의복, 성막의 규격이나 어떤 재료를 쓰라고 하시고 예배를 드리는 방식이 지나치다 싶을 만큼 디테일하고 절차가 많다.

그런데 문득 이 모든 복잡한 절차가 주님이 좋으신가 생각해 보니 아니다.



세상 속에 사는 우리에게 좋은 것이다.

주님 말씀에 순종하는 자세부터 하나하나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시간과 노력을 통해 집중하는 동안 세상일에서 거룩하게 구별되라는 의미다. 주님을 오롯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주님과 연합한 시간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냉장고라고 생각하면 주님은 냉장고를 작동하게 하는 전기다. 주님께 전기를 공급받는 과정이다.


예수님이 오시고 나서부터는 물리적인 성막이나 성전도 없고 그 많은 복잡한 절차의 예배도 없다. 제사장도 없다.

그저 사라져 버린 걸까?


아니다. 옮겨간 것뿐이다.

예수님이 오시고 성전은 이제 내 마음이 되었다. 주님께 예배하는 자가 내가 되었다. 복잡한 절차의 예배란 세상과 구별되어 거룩하게 살아가는 절차가 되었다.

원수를 사랑하고 술 취하지 말고 간음하지 말고 거짓말하지 말고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하신다.

그냥 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성전으로서 우리는 세상과 분명히 구별되어 살아야 한다. 모두들 사는 방식으로 세상적으로 살 수 없다.

우리는 세상을 섬기는 제사장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이기에 세상에서 촌스럽거나 고리타분하다고 해도 세상의 법을 따르기보다는 하나님의 법을 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제사장은 함부로 먹거나 마시거나 보거나 듣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야식을 먹고 술을 마시고 무분별하게 먹고 마셔서 식탐으로 건강을 해쳐서는 안 된다.

아무 생각 없이 SNS나 유튜브나 광고, 무분별한 영화나 드라마 등을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재미로 보거나 뉴스에 빠지고 사람들과 모여 다른 사람을 험담하고 돈 버는 법이나 자식교육 같은 세상적인 정보만을 쫓는 것에도 신중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예의 없고 불친절한 행동이나 거친 말을 하지 않고 욕이나 싸우지 않아야 하며 생각 없이 함부로 말을 내뱉지 말고 지나치게 솔직해서 다른 사람에게 언어폭력을 써서도 안된다.

자신을 제사장으로 믿는다면, 우리 입에, 눈과 귀에 들어가는 것이 무분별해서는 안된다.

주님의 말씀을 먹어 영적으로 건강하고 신체와 영적인 건강한 음식을 좋은 습관으로 먹고 내 눈과 귀로 들어오는 것을 내가 잘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입도 절제하고 내 감정도 절제하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나는 사라진 성막이나 성전을 예비하게 하시고 제사와 예배를 구체적으로 준비하게 하신 하나님의 절차나 방식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찬찬히 생각하고 준비하고 조심히 행동하고 하나님 말씀에 집중해서 살으라는 말씀 같다.


무분별하고 통제되지 못한 나의 무의식적인 선택과 행동이 제사장으로서 얼마나 자격 없는 행동이었나 돌아본다. 제사장으로서 본분을 계속해서 망각하고 섬기는 일이 힘들기만 느껴지고 왜 믿음이 들쑥날쑥 하는지의 정체를 모른 체 살아온 나를 돌아본다.

위의 예처럼, 전기를 공급받지 못한 냉장고가 되어 내 안에 음식이 다 썩어빠지게 된 것이다.

믿음이 일관성을 잃고 자꾸 힘들게 여겨지던 이유가 이것이었다. 내 삶에 절차가 없었고 섬기는 방식자체도 없이 내가 좋을 대로였음을 고백한다.


나는 예수님을 믿고 그분을 성령으로 내 안에 모시고 있는 제사장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의 내 모든 삶은 제사장직분으로서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집중하고 준비하고 제사하고 예배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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