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기도하는 것이 횟수로 어느새 4년째가 되어가고 있다.
내가 아침마다 기도하는 시간은 대부분 좀 일정할 때가 많다. 아니면 일단 급한 일 한 가지를 처리하고서는 꼭 무조건은 하는 시간이다.
보통은 아침은 그러고 나서 운동을 한다. 이것은 매일 똑같은 시간, 주 5일이 같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공간처럼 여겨지고 내가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만나 약속을 지키는 것처럼 내가 하는 일이 정해진 것 같았다.
그렇게 반복되는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아침 묵상과 기도가 보통은 정해진 약속, 운동도 똑같은 시간, 월/목 성경 공부하는 시간, 봉사도 지금 몇 년째고, 이제 막 시작한 밤 기도도 비슷한 시간의 연속이다.
스케줄 속에 언제, 몇 시, 누구와 어디에서 약속을 정하는 것처럼 내 하루, 내 일주일을 그리 지키고 있다.
내가 그 스케줄 속에서 만나는 누군가에 대해 생각해 봤다.
아침묵상과 기도에서는 주님을 만나고 밤기도에서 주님을 만난다.
운동시간에는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운동하고 몸에 올곧이 집중하는 나를 만날 수 있다.
봉사하는 나를 만나고 성경 공부에 임하는 신학공부하는 학생 된 나를 만난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일을 반복하는 내게 믿음이 쌓이는 것은 누군가와 약속을 했을 때, 틀림없이 약속을 어기지 않고 묵묵히 나오는 사람을 보는 것과 같이 신뢰가 쌓인다.
그 신뢰가 쌓여갈수록 나 자신을 존중하게 되고 신뢰할 수 있게 된다.
매일매일 바로바로 효과가 보이지 않는 운동이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땅땅해진 근육으로 느껴질 만큼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매일 그 시간, 그곳에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내 마음 안에 믿음의 근육이 자란다.
어떤 시간에 신뢰가 쌓일 만큼의 성실함이 따르고 분명히 그 시간에 그 일을 하게 되면, 그 반복된 행위는 이제 내 습관이 되고 어느새인가 나라는 사람이 된다.
아침마다 주님을 만나고 나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한 봉사를 하고 말씀공부를 통해 주님을 더 많이 알고 이해하게 되고 그것을 전하며 살게 되는 루틴이 내가 되어간다.
그 루틴에 의해 내 삶의 목적으로 닿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주님과 만나는 시간, 나와 만나는 시간 대신 친구들을 끊임없이 만나고 있다. 오프라인을 넘어서 온라인상으로 말이다. 아니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만나고 온갖 세상의 소문들과 만나는 시간이 더 많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을 제대로 알 시간도 없고 나를 제대로 알 시간도 없다.
아마 이런 이유로 요즘 사람들은 공허하고 외롭고 복잡하게 느껴져 자꾸 자극적인 것만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속에서 심신은 약해지고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하나님이 누군지는 더욱 모르며 나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고 존중하지도 못하게 된다.
타인과의 약속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렇게 매일 만나는 주님, 나와의 약속이다.
이 시간을 통해서만이 영적으로 눈뜨고 진리의 길을 따라 목적으로 걸을 수 있다.
그러니 하루의 어떤 시간은 반드시 주님에게, 또 나에게 온전히 주어야만 한다.
그 정해진 시간, 나는 주님 앞에 있고 내 앞에 있어야 한다.
그것만이 나를 지키는 일이며 온전히 나로 살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