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과 소통

by 순디기

아주 작은 거리에 횡단보도가 있다. 도대체 아무리 기다려도 초록색으로 바뀌지가 않는다. 저 옆의 큰길

신호는 자주도 바뀌는구먼.

무단횡단을 하기로 결심하고 첫발을 내딛자 건너편의 어느 분도 첫발을 내딛는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눈을 마주치고 멋쩍은 웃음을 띠며 어깨를 어쓱하면서 서로를 지나쳐 신호등을 건넌다. 이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듯 자기 방어를 하면서, 함께하니 조금 다행스럽다는 공감을 형성하면서…

말이 필요 없는 표정과 행동으로, 무단횡단을 하면서 낯선 타인과 공감과 소통을 하는 기분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다행히 경찰에 잡히지 않았으니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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