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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감성러 Jun 04. 2019

돌아오지 않는 입맛

표류 19주차 1일


  “19주째 집 나간 입맛을 찾습니당...”


  평소 먹던 음식 맛이 모두  변했다. 모든 음식의 맛은 짜다. 안짜다. 이 두 가지로만 느껴진다. 음식의 풍미는 사라졌다.

  배고픔과 부름은 울렁거리는 멀미로 대신한다. 식전 울렁거림에는 뭐든 주워먹어야 하며, 식후 울렁거림은 드러누워 음식이 소화될때까지 늘어져있어야 한다.

  식전, 식후 울렁증이 너무 고통스럽다. 먹고싶지 않아도 먹어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들어가지 않는다. 입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아야 한다. 입 적시듯 먹고난 다음엔,  다음 끼니에는 또 무얼 먹어야 하나 그 고민뿐이다. 먹고나면 지쳐 쓰러진다. 온종일 그 신경 뿐이다.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는 일 조차도 이렇게 힘든일이 되었다.

  누구나 하는 임신이 이렇게 가여운 것인지 전에는 몰랐다. 임신은 참 가여운 일이다.


[19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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