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고 가르치기
속도감 있게 하루를 살아낸다.
마치 모든 것을 척척 해내는 슈퍼우먼처럼.
해야 할 일들을 빠르게 처리하며
앞으로 나아가다가,
문득 숨을 고르듯 속도를 늦추는 선택을 해본다.
그제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어제는 막내와 함께 쇼핑을 하던 중이었다.
아이가 “내 옷이니까 엄마는 신경 쓰지 마”라고 말했을 때, 마음 한편이 건드려졌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선택의 순간마다
존중과 조율이 필요하다고 늘 생각해 왔지만,
그 순간의 나는 그러지 못했다.
많은 일을 처리한 뒤라
이미 에너지가 바닥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일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부모와 자식 사이의 존중 역시
놓칠 수 없는 가치다.
그 균형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속도를 늦추니 비로소 그 중요함이 또렷이 보인다.
그래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나는 아이를 위해 돈을 벌고,
아이의 의식주를 책임지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 자신의 삶 또한 놓치지 않으려 한다.
지금의 나는,
내 삶의 주도권을 다시금
나에게로 조용히 가져온다.
서두르지 않고, 부드럽게.
그리고 아이에게도 조금 더 따뜻한 방식으로, 존중을 가르쳐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