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어내는 꽃
유전자의 불편한 진실 앞에 서서,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만약 모든 조건이 지금과 반대였다면
어땠을까 하고.
아마 애써 통찰하려는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글을 쓰지도 않았을 테고,
스스로를 토닥이며 위로하는 법도
배우지 못했을지 모른다.
타고난 한계처럼 느껴지는 것들,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 앞에서
나는 자주 숨이 막히는 듯한 감각을 느낀다.
마치 가스가 가득 찬 내 배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다시 나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생각하는 시간이다.
나를 이해하려 애쓰고,
나를 설득하고,
다시 한 걸음 나아가게 하는
고요한 사유의 순간들.
그 시간이 있었기에
나는 무너지지 않았고,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있다.
그래서 감사하다.
무언가를 ‘잘하는 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노력하는 나의 존재가.
쉽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걸어온 이 과정이
빛이 난다고 느껴진다.
그 빛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진심이고, 더 감동적이다.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흔들리며 배워온 나 자신에게,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견뎌낸
오늘의 나에게
나는 진심으로 감사한다.
흔들리며 피어내는 꽃이
우리 아이들에게
나에게
가장 큰 유산이고 선물임을
나는 알기 때문에
오늘의 나에게
나는 진심으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