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회복 이야기

버릴 게 하나도 없다.

by 박나윤

물결은 언제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는다.

때로는 애써 조정하려 해도

삶은 제멋대로 방향을 틀고,

나는 그 안에서 선택지가 아닌

적응을 하며 살아온 것 같다.

돌이켜보면 파도는 분명 거셌다.

나는 그 파도를 피하지도,

멈추지도 못한 채 그저 올라타 있었다.

버티는 법을 배웠고,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가는 법을 익혔다.

그러면서 마음 한편에는 늘 이런 생각이 스쳤다.

“잠시라도 가만히 멈추고 싶다.”

그리고 지금,

그 파도는 잠잠해졌다.

깊은 심연처럼

고요한 시간 속에 나는 서 있다.

신기하게도 이 고요함은 공허하지 않다.

쉼 속에는 지난 파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그 거친 순간들 덕분에

지금의 잠잠함이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파도 속의 나도,

고요 속의 나도

모두 나였다.

그래서 버려야 할 나는 하나도 없다.

지금의 나는

조금 충전되었고,

조금 여유를 되찾았고,

오늘 하루를 감사로

마무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

이 잠잠함이 오래 가든,

다시 파도가 오든

나는 그 모든 순간 속에서

계속 나 자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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