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로망
바다 물빛은 투과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옥빛 또는 깊은 파랑, 혹은 더 짙은 색 등으로 보인다는데 흐린 날씨라 깊이를 알 수 없다. 파도는 강력 세탁기의 거품처럼 와글와글 달려와선 테트라포드를 때려눕힐 듯 기세등등하고 다시 후퇴하나 싶으면 이내 전속력으로 달려든다. 릴낚시에 크릴새우를 매달아 휙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며 포인트에 떨어져야 하는데 바람이 하도 불어서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다.
찌를 보느라 초 집중하면서 한두 시간 훌쩍 넘긴다. 큰 고기를 잡겠다고 어설픈 폼으로 출렁이는 바다와 대적 중이다. 바람에 날아갈 듯한데 한편 시원하고 멀리서 보면 또 낭만적이다. 출렁이는 바다와 멀리 보이는 등대와 이 정도 낭만이라니 꽤 쓸만한 여유 아닌가! - 갯바위에서
큰고기는 안 나오고 다리가 아파서 비상식량 건빵을 꺼내 몇 알 먹고 커피도 한 모금 마셨다. 낚시가 지루해져서 종이와 펜, 팔레트를 꺼냈다. 물이 없어서 갯바위에 고인 물을 찍어 물감을 풀고 저기 보이는 섬과 노랑 등대의 실루엣을 그린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저절로 물감이 번지니 나쁘진 않았지만 비가 많이 와서 서둘러 스케치와 낚시를 끝내야 했다. 낚시 조과는 쥐치와 벵에돔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고기 몇 마리로 마감했다. 2023. 봄 차귀도가 보이는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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