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 자유여행이란
왜 몽골이었을까?
군대에서, 그것도 바다 위를 항해하며 나는 자유를 바라고 있었다. 수감되어있다는 식의 부정적 감정에서 시작된 건 아니었다. 그냥 항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이 군인답게 반복되는 절제된 삶에서 벗어나는 날을 기념하고 싶었다.
자유로운 하늘이 펼쳐진 광활한 초원. 한없이 바다 위를 떠다니던 나에게 저 문장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군 동기에게 말했었다. "야 나 전역하고 몽골이나 갈까?" 동기가 그런 나에게 갑자기 활기를 띄며 자신의 지인이 몽골 여행을 다녀왔는 데 그렇게 좋았다면서, "갈꺼면 같이 가자"라는 한마디에 막연한 희망은 이미 계획으로 변모했다.
좁은 함정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웅크려 넓은 초원을 상상했다. 바다는 넓었다. 하지만 넓은 바다는 뛰어드는 순간 나를 잡아먹을 것이 확실했다. 바다 위에선 들어 누울 수 없었다. 바다는 거칠다. 그렇기에 포근한 풀밭 위에 눕고 싶었다.
자유를 바라서였을 가. 우리는 계획을 거의 하지 않았다. 전역하고서도 약 두 달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오랜만의 사회생활을 즐기며 비자와 비행기 표만을 해결해 두고 막연히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출발하기 이틀전이 되었다.
그제야 우리는 계획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대충 우리는 어디를 갈지를 정해뒀다. 문제는 이렇게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숙소나 기차 편을 예약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갓 제대한 남정네 특유의 자신감이 있었다. "아 그냥 하면 되지"
그 자리에 앉아서 숙소 예약을 하려는 데 문제가 발생했다. 기차표가 예상과는 다르게 매일 있는 것이 아니었고, 예매가 불가능했다는 것을 이제야 안 것이다. 사실 나는 돌아가는 비행기표도 끊고 가는 게 아니어서 어떻게 던 하면 되겠지 싶었지만, 함께 가는 친구들은 학교에 복학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웃기게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당사자들의 반응은 "아 그래? 기차 시간대 언제 있는 데?"가 다였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기차 시간표에 맞춰 계획을 수정하고, 기차표는 도착 당일날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그게 출발하는 당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즐거웠다. 그렇게 우리는 비행기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