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

솔직하거나 선을 넘거나

by 쵸이

익명 속에 인사만 주고받은 우리는


막연한 기대만을 가지고 충동에 가깝게 만났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아서였을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만날 때 돌아가기를 멈추던 머리는


네 주제를 알라는 듯이 또 농땡이를 피우기 시작했고


어색함에 빠져 허우적대던 나는 침묵을 말했다.


그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녀는 직설적인 사람이었다.


내게 누군갈 만나본 적이 없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럴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오늘 처음 본 누군가가


날 보고 잘 못을 하고 있다는 듯이 말하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눈을 바라보지 않았다.


벽을 보며 내가 왜 여기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뭐 있어?


난 아무것도 없다고 대답했다.


그럼 왜 쳐다보고 있는 거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런 게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라면 그냥 누구도 만나지 말자고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너 노잼이야


나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본인도 마찬가지인지 알까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곤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그녀는


화장실에 갔다 온다며 일어났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다.


클리셰였다.


그녀가 드디어 벽을 가리지 않게 되자 나도 일어나 자리를 정리했다.


마음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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