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이 매물로 나왔어요.
예전에는 그래도 제법 알려진 기업인데 사업이 기울어서 오랫동안 적자에 시달려왔고 지고있는 빚을 생각하면 깡통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빚을 떠안는 조건으로 거의 공짜로 인수할 수 있습니다. 고심 끝에 인수하기로 합니다.
이 기업을 맡아 일으킬 적임자를 찾습니다. 측근 중에 누군가가 좋겠죠. 그를 보내면서 이야기 합니다.
"가서 잘 살려봐~ 자금은 올해 먹고살 것은 대줄께."
그가 가서 보니 정말 엉망입니다.
쓸만한 사람은 이미 나갔고 고객도 태반이 떠났으며 제품도 노후화되어 시장에서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뻔하디 뻔한 평범한 제품을 만들어 저가에 파는데 연명할 수준도 안되어 해마다 주주에게 자금지원을 요구합니다. 그런 이유로 이전 주주도 기업을 제로의 가격에 매각한 것입니다.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거든요.
공짜 좋아하는 순간 쫄딱 망합니다.
주는 돈이 없다고 해서 공짜가 아니죠. 빚을 떠안는 거래입니다.
이런 경우 거의 대부분 3년간 자금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니 거래가격은 공짜가 아니라 3년간 투입하는 자금예상액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래 놓고 들여보낸 경영자에게 일년이 지나기 전부터 수익으로 돌리지 못한 것에 대해 닥달하는 주주가 태반입니다. 공짜로 사는건 좋지만 내 돈이 들어가는 것은 싫거든요.
이 거래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가요?
실적을 개선시키고 현금흐름을 플러스로 전환시키지 못하는 경영자의 책임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구조를 처음부터 만든 주주의 책임이 더욱 큽니다.
비즈니스에서는 구조가 너무 중요합니다. 그 틀을 벗어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요. 턴어라운드 구조를 수용하고 시작한 사람은 그것을 벗어나기까지 책임을 나누어야 합니다.
신사업도 신시장도 마찬가지죠. 시작했으니 너네가 알아서해~
하는 분 없겠지만 혹시 그런다면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의미는 시작이 중요하다는 의미이지
시작하면 이미 반은 성공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어려운 구조를 받아들이고 해결은 미온적인 사람이라면
주주가 됐던 사장이 됐던 당신의 인생에서 멀리하는게 장수의 비결입니다.
결자해지!!! 시작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세요.
그게 진정한 기업가의 마인드입니다.
부모로서 가장 뼈아픈 말은 "책임도 못질거 왜 낳았어~"라는 원망일 것입니다.
기업도 같습니다.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책임은 결국 돈으로 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