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좋은 평일 오후.
치과 진료 후 자전거를 타고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치과 치료를 시작한 지 벌써 두 달은 된 듯하다. 별거 아닌 걸로 시작했는데 치료가 치료를 부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던 치아들이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불만 가득한 상황이다.
옆엔 초등학교 4학년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 너덧이 깔깔거리며 함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둘째도 4학년인데, 같은 또래로 보인다. 이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내 딸이 생각난다.
'아, 우리 둘째도 친구들이랑 지금 어디서 이렇게 깔깔거리고 있으려나?'
그때다.
같은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 하나가 쌩하니 자전거를 타고 와서 옆에 선다. 아이를 발견한 여자아이들 중 하나가 아는 체를 한다.
그 순간. 여자아이들이 누가 먼저랄 거 없이 외쳐댄다.
"어? 너 없지? 없지?"
"에이, 있네. 달았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