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중심에는 사람

AI 시대, 관계와 판단을 지키는 힘

by 코털이 공학박사

2010년대 빅데이터니 4차 산업혁명이니 할 때까지만 해도 나름 새로운 기술에 잘 적응하면서 살고 있다 싶었습니다.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대전을 바라보면서 AI라는 녀석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는 할 뿐, 세상이 변한다는 걸 체감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Chat GPT를 필두로 AI 모델이 등장하더니 그 뒤로는 정말 상전벽해라는 말을 몸소 실감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이 말이 떠오릅니다.


"기술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카이스트 조영호 교수님이 쓴 '이것이 이공계다'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역시 이공계의 한복판에 있는 엔지니어로 이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의 세계는 나노미터 영역을 다룹니다. 나노는 "10억 분의 1(10^-9)"의 단위입니다. 머리카락 두께의 10만 분의 1이고, 0.1 나노미터 정도면 물질세계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원자, 그중에서도 가장 작은 원자인 수소 원자 하나 크기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니, 제가 일하면서 바라보는 세계는 인간 세상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환경을 가진 셈이죠. 그렇다 한들, 반도체 기술 역시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메모리는 과거를 저장해 현재로 가져옵니다. 그리고 현재의 나를 저장해 미래의 나에게 데려다줍니다. 그러니 메모리는 사람의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라 할 수 있죠. 기억이 영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도체 메모리로 하여금 대신 기억하도록 하는 게 이 기술이 가진 컨셉입니다. 과거의 내가 알고 있던 것, 경험했던 것을 현재의 나에게 연결해 주는 시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셈이죠. 사람이 할 수 없는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반도체 메모리 기술이 지금까지 발전해 왔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즉, 기술이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고 있는 셈입니다.


통신 기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가진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발전해 왔죠. 한국에 있는 코털이와, 미국에 있는 털털이를 연결해 주는 게 통신 기술입니다. 사람은 두 장소에 한 번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극복해, 공간적인 한계를 넘게 만듭니다. 사람과 사람만 연결하는 게 아닙니다. 춘천에 있는 데이터 센터에 저장된 자료를 서울에서, 수원에서, 뉴욕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역시 통신 기술입니다. 이 경우에는 메모리와 통신 기술의 컬래버레이션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AI는 어떨까요? 저는 AI가 인간 지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나 대신 생각해 줄 수 있는 기계. 이게 AI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IQ라고 부르는 지능지수로 가둬진 한계를 넘기 위한 기술이죠. 아직 AI는 인간의 사고력을 확장시키기 위한 보조 근육 역할에 그치고 있습니다만, 결국 AI는 인간 지능의 한계를 넘도록 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AI는 로보틱스와 연결되어 확장 중이기도 합니다. 인간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 역시 AI 기술 발전이 사람을 향하고 있는 지점인 셈이죠. 결국 AI 역시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AI는 시대 변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농업 시대에 이어, 증기기관의 개발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전기에너지와 컨베이어 벨트로 촉발된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 그리고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정보화 시대로 인해 쌓인 데이터들이 서로 연결되어 새로운 가치로 업스케일링 되는 국면입니다. IoT와 같이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여기서 빅데이터가 쌓이면, AI는 데이터를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업스케일링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 AI가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핵심 축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혁명은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급격한 수준의 변화를 말합니다. AI를 축으로 완성되어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간신히 따라가든, 제대로 탑승하여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되든 우리는 시대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기술의 부정적인 역할을 떠올리면, “정말 사람을 향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AI가 감시·선전·표적화 하는 데 사용되거나, 심지어 전쟁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부터 AI가 전쟁 기술로 각광받는다는 게 여러 기사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분명한 건, 기술의 이로움과 해로움이 결국 사람에게서 결정되고 사람에게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AI 시대일수록, 기술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는 이걸 어디에 어떻게 쓰고 어떻게 책임질지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변화에도 불구하고 달라지지 않는 것은, 사람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기술로 인해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의 변화가 촉발되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대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술이 사람을 향하기에,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러니, 우리가 나누고 있는 '감사'라는 주제는 AI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테마인 셈입니다. 그러면 이제 더 생각해 봅시다. AI 시대에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데 감사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결국 이 감사가 판단력과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우선 AI가 우리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서부터 출발해 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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