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영단어:algorithm, algebra, alcohol
알고리즘algorithm이 대세다. 알고리즘은 포괄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을 의미한다. 알고리즘이라는 단어는 옛 페르시아의 수학자였던 무함마드 이븐 무사 알흐와리즈미al-Khwarizmi 의 이름에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수학, 천문학 및 지리학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한다. 알고리즘은 알흐와리즈미의 이름을 라틴어로 표기한 Algoritmi알고리트미 에서 파생되었다. 현재 알고리즘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단계별 절차 또는 규칙 세트를 가리키는 것으로 변화되어 사용된다.
그는 "알-키타브 알-무흐타사르 피 히삽 알-자브르 월-무카발라Al-Kitab al-Mukhtasar fi Hisab al-Jabr wal-Muqabala"라는 책을 쓰기도 했는데, 이 책은 선형 및 이차 방정식을 해결하는 체계적인 방법을 소개하였으며, 대수학과 알고리즘 개념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의 책에는 손으로 수학을 계산하는 법도 있었다. 이 책의 제목 알 -자브르 왈-무카발라al-jab wa'l muqabala에서 알지브러algebra라는 단어가 기원한다. 영어단어 알지브러algebra는 보통 대수학으로 번역된다.
영화 배트맨에 등장하는 악당 중에 라즈 알굴Ra's al Ghul이 있었다. 악당들의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알굴al Ghul은 악마the demon를 의미한다. 구울Ghoul이라는 단어는 종종 호러만화, 혹은 영화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말이다. 최근 넷플릭스에 도쿄구울이라는 에니메이션이 있었다. 구울은 좀비를 닮은 악한 영혼을 의미하는데, 아랍어 ghul에서 영어로 옮겨온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중세에 유럽에서 널리 행해지던 연금술alchemy는 현대화학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연금술을 의미하는 alchemy는 al과 chemy로 나눠지는데, 역시 앞부분의 al-은 아랍어의 정관사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연금술에 해당하는 기술과 학문이 아랍권에서 시작해서 이후에 유럽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연금술사는 alchemist라고 한다. 브라질 출신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유명한 소설 <연금술사The Alchemist>의 제목이기도 하다.
알콜alcohol 역시 아랍의 단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중세에 눈가를 어둡게 보이게 하기 위해 사용된 일종의 화장품이기도 했던 미세한 철가루를 al-kuhul이라고 불렀던 것에서 유래한다. al-은 아랍어에서 일종의 정관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중세의 유명한 의사이기도 했던 파라셀수스Paracelsus가 미세한 가루나 휘발성 액체volatile liquid를 지칭하는데 알콜alcohol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영어권에서는 어느 물질에서 추출한 정수, 혹은 핵심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alcohol of wine하면, 와인의 정수만을 뽑아낸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세 유럽인들은 아라비아인들로부터 연금술을 배웠다고 한다. 비록 허구에 가까운 믿음으로 물질을 금으로 변화시키려고 했지만, 연금술의 많은 시도들은 현대과학을 탄생하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물질을 변화시키는 연금술이지만, 여기에도 의학적인 분야가 존재했었다.
의학적인 방면에서 연금술이 발전하게 된 것은 파라셀수스의 영향이 크다. 파라셀수스라는 이름은 셀수스에 버금간다는 뜻이고, 셀수스는 로마의 유명한 의사였다고 한다. 파라셀수스는 귀천과 유래를 가리지 않고 늙은노파든 집시든, 강도든 마법사든 누구에게서든지 들은 말이든지 도움이 될 만한 지식은 모두 받아들였다고한다. 지식에는 귀천이 없다는 신념이 있었던 것 같다.
파라셀수스가 인체에 대해서 갖고 있었던 사상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그는 인간의 각 신체기관이 우주의 천체와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태양은 인간의 심장과, 달은 인간의 뇌와 연결되어있다는 식이다. 마치 한의학에서 오행이 인간의 오장육부와 대칭되는 방식과 유사하다.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목은 간, 담, 화는 심장, 소장, 토는 위와 비장, 금은 폐와 대장, 수는 신장과 방광에 연결된다고 한다.
물론, 지금의 관점에서 파라셀수스의 의학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비합리적이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진보적인 관점이었다고 한다. 특히, 질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질병의 요인이 인체의 특정부분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여 질병을 분야별로 나눠서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 최초의 의사이기도 했다.
자신보다 몇 년 앞서서 교회와 대항해 싸웠던 루터가 형식에 빠진 교리보다 개인적인 신앙심을 중시했던 것처럼, 파라셀수스 역시 고대의 권위 있는 철학자나 의학자들의 이론보다 자연에서 경험한 자신의 개인적 경험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러다보니 자연과 인간간의 신비적인 상관관계를 믿기도 했다. 예를 들어, 어떤 식물이 사람의 특정 신체와 관계있어 보이면, 그것이 그 부분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 같은 것이었다. 어느 정도까지는 현재까지도 유효한 인간의 직관적 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전의 권위를 부정하면서 파라셀수스는 시대와 불화하며 떠돌다 1541년 마흔여덟의 나이에 사망하게 되는데, 후에 장미십자회Rosicrucianism와 같은 신비주의자들에 의해서 영웅처럼 추앙받게 된다. 지금도 파라셀수스라는 이름이 즉각적으로 신비적인 연금술을 연상시키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그의 본명은 필리푸스 아우레올루스 테오프라스투스 봄바스투스 폰 호엔하임Philippus Aureolus Theophrastus Bombastus von Hohenheim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