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Code 와 책Books
코드Code라는 말의 어원은 나무줄기를 뜻하는 코덱스caudex 라는 말에서 연유한다. 유전자 코드Code, 혹은 DNA 코드가 마치 넝쿨이 꼬여 있는 가닥처럼 생긴 것은 매우 흥미롭다. 규칙이라는 말로 쓰이는 code는 여기서 유래한다. 코덱스caudex라는 말은 원래 나무의 굵은 기둥tree trunk를 의미했다. 하지만 책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했다. 굵은 나무기둥을 평평하게 깍아 그 위에 왁스를 뿌려 글을 쓸수 있도록 만드는데 사용되면서 caudex는 실질적으로 책과 같은 기능할 하게 된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유명한 과학적 저술을 모은 서적 의 형태로 남은 기록물은 코덱스 레스터Codex Leicester라고 불린다. 코드Code 라는 말은 흔히 비밀스러운 정보와 환기된다는 점에서, 다빈치의 코덱스는 뭔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천재만의 비밀을 기록해 놓은 책처럼 느껴진다.
책을 의미하는 독일어 Buch 은 너도밤나무를 의미하는 독일어 Buche 라는 말에서 파생되었다. 책은 나무로 만든다는 말이 실감난다. 성경을 의미하는 bible은 babylos에서 왔다. 그리스어로 biblion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책의 소재인 파피루스의 내피를 byblus라고 한데서 온 것이다. 옛날에는 책에 제목이 없었다. 그래서 본문의 첫머리가 그대로 책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독일어로 도서관은 Bibliotheque 라고 부르는데, 파피루스의 흔적이 비블루스를 거쳐서 남아 있다. 영어에도 논문뒤에 첨가하는 참고문헌목록을Bibliography 라고 부른다.
옛날에는 종이의 재료가 식물의 껍질이었다. 때문에 프랑스어 ‘livre’ 이탈리아어와 에스파냐어에서 책을 의미하는 ‘libro’도 라틴어로 나무나 식물의 껍질을 의미하는 ‘liber’에서 나왔다고 한다. 단순히 종이의 의미를 넘어서 책을 의미하기도 한다. 도서관을 Library라고 부르는것과도 관계가 있다. 오페라의 대사를 적어놓은 책을 리브레토libretto라고 부른다. 접미사로 사용된 –ett(o)은 ‘작은’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시가(cigar)가 시가렛(cigarette)이 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럼, 비슷하게 소리가 끝나는 팜플렛도 같은 어원을 갖고 있을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팜플렛은 일단 스펠링이 다르다. pamphlet로 쓴다. 비록 관계는 없지만, 팜플렛이라는 단어는 현재 통용되는 의미와는 사뭇 다른 어원적 의미를 갖고 있다. 단어는 pam + phlet 의 구조로 이루어졌다. pam은 모두, 혹은 전체를 의미하는 pan-의 변형된 형태이다. phlet은 좋아하거나 사랑한다는 뜻의 philos와 관계가 있다. 그래서, 의미 그대로 풀이하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라는 뜻이다. 중세에 팜플렛은 보통 아름다운 사랑의 시를 인쇄한 작은 책자를 의미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읽게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식으로 출간한 작은 인쇄물의 형태를 pamphlet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영어를 오랫동안 한 사람도, 갑자기 팜플렛의 스펠링을 물으면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어원에 얽힌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스펠링이 정확하게 생각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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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코드code로 돌아가서, 그럼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코드cord라고 부르는 전깃줄도 관계가 있을까? 일단 스펠링이 다르다. 하지만, code가 나무덩쿨을 의미하는 것처럼 cord는 줄을 의미한다. 그냥 줄이 아니라, 악기에서 사용하는 줄을 부를 때 사용한다. 어쨌거나, 두 단어 모두 가늘고 길게 구부러질 수 있는 줄같은 것을 의미하는 점에서 조금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