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겨울, 1개월간 휴직을 했던 때가 있습니다.
휴직을 하기 전, 1개월간 즐길거리를 찾다가 3D Printer를 구매했습니다. 3D Printing과 관련된 저의 첫 글은 아래 링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출력을 해보면서, 이것저것 쓸모있는 것들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역시 현재 가정용 3D Printer의 능력으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위의 글에서 소개한 모니터 스탠드처럼, 출력물 자체로 의미있고 기능성을 지닌 것들도 많이 만들 수 있지만요. 하지만 뭔가 더 해보고 싶었습니다.
제품디자인에서 중요한 CMF(Color, Material, Finishing) 세 가지 모두 출력물 자체로는 완벽히 만족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나아보기로 했습니다. 1개월동안 히키코모리로 생활을 하니 무언가 만들어 볼 시간은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만의 MP3 플레이어 겸 스피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도 만들어본 적이 있지만, 원하는 형태로 만들기는 어려웠거든요. 3D Printer로 그것을 해결해보려고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진행 과정의 사진들을 나열합니다.
네, 집에서 놀고있던 작은 박스를 좀 다듬어서 패키징까지 했습니다. 아, 설명서도 만들어서 패키지에 넣었어요!
버튼의 배치는 뭐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mp3 모듈에서 떼어내기가 너무 귀찮아서 그냥 사용했어요.
사용한 재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3D Printing 프레임. 아래 녀석들에게 딱 맞게 모델링하여 출력함
- MP3 모듈. 약 3500원. eleparts에서 구매했던 것 같은데 못찾겠음
- 충전 배터리. 옛날옛적 쓰던 폰 배터리. 아직 살아있는게 신기함
- 작은 스피커. 어디서 떼어냈는지 모르겠으나 집에서 굴러다니고 있었음
- 어린 양가죽. 온라인에서 크게 할인할 때 샀는데, 가격은 기억이 안남. 여기저기 요긴하게 쓰는 중
- 연두색 실. 몇년 전, 언젠가 쓸거라 생각하며 사뒀던 것
물론, CMF를 외쳤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그래도 손으로 한번에 이정도 만들었으면 괜찮지 않나요? 3D Printing은 주로 출력물 그대로 사용하거나, 위에 칠을 하는 식으로 마감하거나, 사용자에게 닿지 않는 부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특정한 형태와 내부에 들어갈 (집에서 놀고있는)부품들의 크기에 딱 맞는 구조 역할로도 훌륭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