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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네이트 Jan 20. 2017

키친을 읽고 한마디...

2017년 1번째로 읽게 되는 책 입니다.

 

생일이라고 아이가 선물로 사줬던 책 입니다. 그것도 블로그에 한마디를 뒤져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한번 읽어야 겠다'라고 쓴 글을 보고 사온 책입니다. 아이의 은근한 정을 느끼면서 봐서 그런지 혹은 책의 내용이 성장통을 이겨내는 글이라 그런지 쓸쓸한 겨울 바람속에서 언 손을 녹일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0년 부터 읽었던 책을 소개하고 있었으니 벌써 7년째로 접어들게 됩니다. 한권 한권의 소중한 책이 책장에 남고 그것이 다시 눈을 통해 머리와 가슴에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적지 않은 기쁨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의 습관이라 문득 '책을 왜 읽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왜 읽을까?

 

사실 책을 읽고 한마디를 적고 다시 새 책처럼 책장에 모셔다두고 보니 맛이 그 어떤 산해진미와도 견줄 수 있는 것도 이유 중에 한가지 임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소설 빙점에서 고민중에 서가에 들어가서 익숙한 책을 펴며, '이 책은 내가 대학교 다닐적에 읽었던 책이군...'하는 장면이 눈에 생생하듯이...

 

이런 맛도 있습니다. 분명히 읽었던 책인데 그 책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듯이, 책장을 하나하나 찾아 비로소 찾았을때의 기쁨, 혹은 말없이 그 책이 다른이에 손에 '빌려줌'이라는

단어를 접했을때의 분노감...

 

무엇보다도 이른 아침에 의자에 앉아 노트북에 전원을 넣고 기다리는 동안 가만히 책장에 놓여진

책을 바라보는 기쁨에는 비할 수 없겠지요. 5개월을 읽었던 '대망'에서 부터 헷세, 굿시 등의 작가와의 공감대, 마케팅, 경제, 경영, 철학, 심리학을 읽으면서 고민했던 시간들...

 

왜 읽느냐고 물으면... 이렇게 되 묻을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먹냐고...

 

이 소설 '키친'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이 바로 '세상이 이랬으면 좋겠다'입니다. 문득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영문법이 생각이 납니다. 'should+have+pp' 아마 기억이 맞다면 '해야하는데 하지 못했다'로 알고 있습니다. 47년 아니 이제 48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하면서 'should+have+pp'가 생각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지금의 세상에, 혹은 세상이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삶에 있어서의 당위성에 좆기어 사는 삶에 대한 부조리함도 살짝 느끼게 됩니다. 논리와 분석의 삶이 항상 옳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을 하며 살다보니 책을 읽으면서도 문득 당위성 혹은 논리적 근거에 집착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았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 떠오르는 것은 오뉴월의 바짝 마른 갈라진 땅이 떠오르기만 합니다. 문득 소설을 좀더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분석과 논리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에 기반한 혹은 이성적 가치에 근거한 삶이 아닌 그저 그렇게 이루어 지는 것을 직관적으로 혹은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의 필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의 죽음이 무게감을 더 하지 않을까를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삶의 결실이 이루어짐을 볼때 사실 더 행복했었던듯 합니다. 돈가스덥밥을 누군가 먹지 못하고 어긋남에 의해서 파탄의 근원을 스스로 자책하는 모습의 작품성을 생각하면서도 그 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되었으며,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새로운 덧칠로 만들어지길 바라면서도 마지막 인사를 하는 모습에 스스로가 새로운 삶은 사는듯 하였습니다.

 

아이가 사준 책인데 아이가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습니다. 성장소설로서 아이가 한살한살 어른의 대열로 들어섬에 있어서 놓여있을 장벽을 깨는 방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없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생각하니 지금의 내 삶이 단지 블루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반 뿐이 없다가 아닌 반 이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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