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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네이트 Apr 29. 2017

나무를 읽고 한마디...

33번째로 읽게 되는 책 입니다.


읽게된 책은 2003년 초판 7쇄본 입니다. 또한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처음으로 만나게 한 책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익숙했지만 왠지 읽기 싫어떤 기억이 있습니다. 하루키의 소설이 그랬습니다. 그러다 운연찮게 '상실의 시대'를 읽은 후, 책장에는 무라카미의 책들이 싸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풍기는 향이 그리고 그려지는 그림들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의 책이 책장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알라딘의 중고서재를 돌다가 운연히 베르나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택배비의 조건부 무료를 채우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선택을 받았던, 단편인지도 몰랐고, 그저 그 나름 중고책을 고름에 있어 익숙한

이름이기에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2003년 판이라 그런지 책 표지 그림도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단편이 18편이 실린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푸른 나무를 가진 '나무'라는 책을...

책은 대단했습니다. 그의 사고방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독자별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란걸 알게되었습니다. 무라카미의 세계는 하나의 테마를 기반으로 다른 세계의 접근과 빠짐을 통한 새로운 시야를 보였다면, 베르나르는 현 상태의 비판적 사고 전이를 위한 다른 세계의 접근과 빠짐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동화나 우화같은 느낌으로 쉽게 접근을 하게 하는데 왠지 짧은 글을 마무리 할 때에는 알 수 없는 무게감에 어깨나 허리가 아프기 때문입니다.


'내게 너무 좋은 세상, 바캉스, 투명 피부, 냄새, 황혼의 반란,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조종,

가능성의 나무, 수의 신비, 완전한 은둔자, 취급 주의: 부서지기 쉬움, 달착지근한 제체주의,

허깨비의 세계, 사람을 찾습니다,  암흑, 그 주인에 그 사자, 말 없는 친구, 어린 신들의 학교'

강한 임팩트의 글의 제목을 쓰려다 보니, 도저히 한 두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란 것에 대해, 작가는 보려고 하는 세상을 볼 수 있으며, 그 세계를 모든 독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또한 그 세계를 지배자의 관점 혹은 피지배자의 관점이 아닌 창조주의 관점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그렇게 보니 이 책이 어쩌면 단편들은 모은 책이 아니라 한권의 장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참 재밌어. 하지만 너 혹시 이런 생각 해본적 없니? 어딘가에서 우리보다 높은 차원의 신들이 우리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게 아닐까? 마치 우리가 인간을 가지고 장난을 치듯이 말이야. 까닭은 확실치 않지만 나는 그 말을 듣고 완전히 혼란에 빠져버렸다. 내가 어떤 우월한 존재들의 장난감이라니... 내가 자유의지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어떤 존재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라니'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신의 손아귀에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 17이라는 나름의 위치에 있고 만족속에 살아도, 과학의 현실을 알아버린 작가는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인간형을 만들지만 결국 죽음이 이르게 됩니다.


'인간의 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한 싸움에서는 천장을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바닥이 누너져 내리지 않게 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천장이라는 정에 바닥이라는 반의 생성으로 조화라는 합에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즉, 과학기술, 정치, 경제의 발전이 일반대중에게 이르지 못하면 혹은 이끌지 못하게 되면 그에 부합되는 결과물은 바로 죽음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는 완전한 은둔자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는 식사를 끝내고 가볍게 트림을 하였다. 그리하여 귀스타브 루블레의 사유 중에서 아직 남아 있던 것들이 모두 저녁 공기 속으로 흩어져 버렸다' 현실에 두 발이 놓여있지 않는 지식이나 기술의 허망을 이토록 어렵지 않고 간단하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2003년에 이미 세대간의 갈등을 예견한 것도 놀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갈등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한마디가 바로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입니다.


베르나르의 책을 읽고 한마디를 끄적이며 드는 생각은, 그의 소구점이 바로 '조화'가 아닌가 생각을 해봤습니다. 전편에 걸쳐 문제의 제시와 그 해결점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조화'인듯 보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해, 소통 그리고 배려가 구성요인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기도 합니다.


조종(操縱)에서의 왼팔의 이탈하는 글을 읽으면서 이전에 썼던 글이 생각나 글의 마무리로 인용을 하려 합니다. 또한 책장에 자리잡을 베르나르를 생각하니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들이우게 합니다.


- 현실 -

 

입이 나간다 합니다

눈치 볼 일이

뒷소리 들을 일이  

살짝 기대를 가집니다

비롯됨이 없어집니다

 

입이 나간다 합니다

상념 덩어리들이 무게를 잃은 듯 합니다

커짐도 발전도 위험도 없습니다

항문도 다음을 위한 눈에 불을 켭니다

인지 상정입니다  

피할 수 없는 인지상정

원망이 가슴에서 생활로 나오게 할 수가 없습니다

 

입이 나갔다고 합니다

무서운 줄, 흉할 줄, 두려울 줄 알았습니다

인정을 놓치고, 채움을 가지게 됩니다

존재감을 놓치고, 존재를 찾게 됩니다

죽고서 살게 됩니다

다음을 기다립니다

 

항문이 나간다 합니다

일이 없다고 합니다

두렵지 않습니다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Zero-sum을 아닌 Win-win을 알기 때문입니다

가라 했습니다

 

눈이, 코가, 귀가 다리가 손이…

남은 것이 점점 가벼워 집니다

두렵지 않습니다  

무섭지 않습니다

Win-win 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정수만이 나를 지키게 됩니다

‘점, 선, 면, 생활’ 역 발전의 단계를 맞이합니다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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