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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진 Oct 21. 2023

사랑을 하면서 가져야 할 것들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해 8


너와 헤어진 뒤, 나도 너처럼 따뜻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애정을 쏟으며 극진히 공들여도 봤고, 전부 다 맞춰주며 공헌도 해봤다. 어느 날 여자친구의 바람을 알게 된 날은, 어떻게든 이해해 보려고 허덕이기도 했다. 그럴수록 네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뼈저리게 알게 됐고, 주관적인 견해도 가지게 됐다. 그중 크게 세 가지를 꼽자면 노력, 긍정적인 마음, 믿음이다.


첫 번째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사랑받길 원하는 건, 부모님 한 테나 해라. 요즘은 부모님도 그런 생떼는 잘 받아주지 않는다.

나는 원래 사랑을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먼저 잘해줄 생각보단 잘해주지 못하는 이유를 찾아 나섰고, 그 이유가 나의 불행한 과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너에게 보고, 듣고, 느낀 점 또한 무수히 축적되고 있었다. 너와 카톡을 하고, 밥을 먹고, 길을 걷는 순간 까지도 내게는 사소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건 다른 이성을 만나 볼수록 더 확실하게 알게 됐다. 그렇게 노력의 소중함을 느끼는 동시에, 후회 또한 느꼈다. 너를 어두운 일상 속에 가둬놔서, 외롭게 해서 미안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제는 나도 사랑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운동을 하면서 근육이 커지는 나를 볼 때면, 더 큰 동기부여와 성장할 자신을 기대하며 설레고 즐거워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로 만족한다면 앞으로의 발전은 없어질 것이다. 사랑도 그렇다.

사랑이 왜소했던 난, 조금만 노력을 키워도 크기가 거대해 보였지만, 거대한 사랑을 하던 너는, 왜소한 나의 노력을 똑바로 마주했을 것이다. 반면 나는 네가 애초부터 사랑이 큰 사람이라고 치부했다. 그 뒤에 숨겨진 노력을 외면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근육이나 사랑이 거대한 사람은 없다. 그것은 모두 노력으로 일구어낸 것이다. 예전의 나처럼 지금의 사랑에 만족한다면 권태로운 사랑이 일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오늘의 우리를 그리워할, 앞으로의 나만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기대한 사랑이 무조건 어제보다 깊고, 낭만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잘하는 사람이 아닌, '노력하는 사람'이 훨씬 멋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은 항상 우리에게 설렘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감동적인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관계를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한테 까지 빠져드는 것은 안 된다. 이런 나의 노력을 괄시하는 상대에게는 부단히 애쓸 필요가 없다.


두 번째는 한번 사랑을 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부정적인 생각은 비워두자.

하루는 친구 커플과 술자리를 하고 있었다. 친구가 말했다. "여기 얼마 전에 와봤는데 괜찮더라고." 여자친구가 물었다. "누구랑 왔었는데?" 친구가 설명하자 여자친구는 "오~ 근데 나한테 말도 안 했다고~"라며 살짝 웃어 보였다. 그다지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데 친구가 또 대답했다. "내가 어디 갈 때마다 너한테 보고해야 돼?" 그 순간 나는 '오늘 술은 다 마셨구나' 직감했다. 실제로 친구 커플은 술을 마시는 내내 싸웠다.

친구는 술을 마실 때마다 연락을 해야 되는 걸 구속이라고 생각했다. 여자친구는 장소를 옮길 때 만이라도 알려주라고 했다. 하지만 친구는 ‘내가 왜 그래야 되는 거지?’, ‘나를 못 믿는 건가?’ 싶은 부정적인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우린 사랑을 하면서 ‘나의 사랑이 행복할 수 있을까?’, ‘만날 여유가 있을까?’, ‘자격이 있을까?’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사랑을 할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나의 앞으로의 연애는 전부 부정적인 생각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게 될 것이다. 술을 마실 때 연락 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질 것이다. 데이트를 하는 시간이 아깝게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과 부담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그런 점은 솔직하게 소통하며 ‘사랑이 부담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상황에서 부담되는 부분’을 정확히 인지시켜줘야 될 필요가 있다.

서로의 마음을 포용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부대껴 보자. 긍정이란 씨앗은 내 마음속에 품어져 있던 시간만큼 싹을 틔워 열매를 맺고, 풍족해진 관계 속에서 좋은 영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방의 바람까지 포용하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모든 바람은 처음 ‘핀‘ 것이 아니고 처음 ‘걸린’ 것이다. 100번 양보해서 처음이었다고 해도 앞으로도 쭉 바람을 피울 사람이다. 나의 ‘포용’하는 마음을 ‘이용’하는 상대방은 미련 없이 떠나보내자.

이것은 길게 말할 필요도 없는 불변한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이의 빈틈에 너무 집착하진 않되, 간과 하지도 말자.

기본은 지키되, 서로의 연락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언제 어디서든 너 자체 그대로 이기에 깊은 마음이 더 중요하다. 뭐가 됐든 간에,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그 방법을 찾아내기 마련이다.

위의 방법들은 단지, 사랑하는 마음을 상대방에게 노력이라는 가치로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sns를 하다가 따뜻한 글귀나 귀여운 게시물을 발견할 때면, 소중한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이토록 평소에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스스로 나쁜 마음을 갖지 않도록 다짐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우리가 나쁜 마음을 갖지 않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적게 먹어도 살이 찌고,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을 때가 있다. 뇌는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살을 빼거나, 몸집을 키우기 위해서는 뇌에 적당한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 무거운 아령을 들며 근육이 필요하다고 알려주고,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하며 몸이 가벼워질 필요가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우리 뇌는 사랑을 느끼면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나를 노력하게 만들지만, 사랑이 식는다면 자신의 편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머릿속에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신호를 꾸준히 보내줘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은 운동보다 훨씬 간단하다. 연인에게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주자. 어제 봤고, 방금 헤어졌어도, 벌써 보고 싶다고 말해주자. 좋은 장소를 발견하면 같이 오고 싶다고 말해주자. 나의 일상은 온통 너로 가득하다고 '표현'해주자.

우리가 만약 이러한 '표현'하길 아낀다면,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건 뇌뿐만이 아니다. 상대방 또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사이는 그렇게 멀어지는 것이다.

나는 사랑을 행동으로 표현한다면, 상대방 역시 그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든 ‘이상형‘은 일시적이므로 우리는 사랑하는 이와 ‘이상향’을 추구해 가야 된다.

물론 이것이 모든 관계에 통용되거나 정답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원체 나는 속마음을 말하는데 서툰 사람이었다. 입에서 생각과는 다른 말이 나오는 걸 알면서도 상처를 주는 사람이었다. 그런 내 앞길은 항상 미숙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위인인 사람은 더욱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내가 좋아하는, 나를 좋아해 주는,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만 한다.




내게 무엇보다 소중했던 과거의 중심에는, 찬연하게 아름답고, 죽을 만큼 괴로웠던 20대 초반의 시절이 있다. 나는 아직도 그 시절을 꿈속에서 만나고는 한다.

시절이라는 건 돌아갈 수 없기에 ‘아름답던 만큼 잔인'해지고, '아팠던 만큼 지울 수 없다'.

내가 괴로웠던 지난 시절을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은,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 잔인할 만큼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그 시절을 잊으려고 몸부림치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마음껏 추억할 것이다.





얼마 전에 꿈속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분명 맛있게 먹었었는데, 도무지 무슨 맛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그날은 하루종일, ‘오늘 저녁은 꼭 햄버거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젯밤 꿈속에 네가 나왔다.

거기서 나는 정말 행복했었는데, 도무지 너와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한 건 오늘 난, 하루종일 네 생각을 하게 생겼다. 너에게 감사한 마음을 간직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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