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이(wonder), R.J.팔라시오 저, 책과콩나무
학교에서 동료 교사들끼리 독서 모임을 하고 있다. 그 모임에서 첫 책으로 고른 것이 '아름다운 아이'다. 원서의 제목은 'Wonder'이다. 주인공인 어거스트는 선천적 기형으로 누구나 봐도 혐오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그를 중심으로 그의 주변 인물들(누나 올리비아, 친구 서머, 친구 잭, 누나의 남자 친구 저스틴, 누나의 친구 미란다)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재미나게 들려준다.
아래 사진이 영화로 제작된 '원더'에서 주인공인 '어거스트'의 얼굴이다. 내가 소설을 읽으며 상상한 얼굴보다 훨씬 양호하다. 소설의 얼굴을 제대로 구현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며 내 안에 있는 나를 되돌아보았다. 내 마음속에 있는 '누군가를 혐오하는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나는 과연 내 주변에 어거스트처럼 정말 징그럽게 생긴 사람이 옆에 있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대할 수 있는가? 아니다. 미안하게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4학년 때인가 내가 참 싫어했던 여자애가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그 여자애를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그냥 싫었다.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싫었다. 그걸 티를 냈다. 그런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그랬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때는 그랬다. 생각하는 게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변명하고 싶다. 지금은 대놓고 티 내지는 않겠지.
이 소설 속 주인공 어거스트 주변에서도 동일한 일들이 일어난다. 얼굴만 쳐다봐도 다들 깜짝 놀란다. 어떤 사람은 도망가기도 한다. 어거스트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을까? 자존감이라는 것이 있을까? 자기 스스로를 얼마나 원망하겠는가? 하지만 부모님의 전폭적인 사랑과 지지로 건강한 자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었다.
이 책 313쪽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우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우주의 가장 연약한 창조물들을 보살펴 준다. 맹목적으로 크나큰 사랑을 베푸는 너의 부모님, (중략) 우주는 자신의 모든 새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렇듯 저자는 이 세상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덮으며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와 다른 사람이 있더라도 최대한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와 틀리다고 혐오하지 말고, 나와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보자. 내가 모르는 그 사람만의 입장, 상황이 있을 것이다. 현재의 나는 너무 그런 연습이 덜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누군가를 극도로 혐오하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한 권 사주며 읽어보라고 해야겠다. '장애'와 '편견'에 대해 고민할 때 읽기 참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