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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Aug 24. 2020

독서서평 |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송은주 저, 2020, 김영사


  당신은 초등교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월급 꼬박꼬박 나오고 방학 있고 퇴근 일찍 하는 집단? 심지어 월급충? 반대로 당신의 자녀가 초등교사가 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잘릴 걱정 없고,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된 직장이니 적극 추천하겠는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교사는 모순이다. 교사 집단은 욕하고 깍아내리면서 자기 자식은 되었으면 하는 모순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학교 교사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에 보면 오롯이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며 무릎을 몇 번 쳤나 모르겠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잘 이야기해주어서 작가님에게 참 고마웠다. 


 초등학교 교사가 참 쉬워 보이는가? 예전에 1980년대 프레임에 갇혀서 보면 그렇다. 한 학급에 60명이 모여 있지만 교사가 체벌하고 화내면 학생들 통제하기가 쉽다. 학부모 민원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학생은 20명 정도밖에 있지만 교사는 40명을 상대해야 한다. 20명의 학생과 그의 학부모가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60명으로 불어나기도 한다. 학부모 중에 어머니들이 이런 멘트를 많이 한다. 

 "우리 아이 아빠가 학교 와서 뒤집어 놓겠다는 거, 제가 말렸다니까요." 

 20명인데 학생들의 엄마, 아빠까지 상대하다 보면 60명으로 늘어난다. 그런데 예전처럼 체벌이나 화를 내면 안 된다. 그러면 아동학대로 신고당한다. 거기에 민원은 너무 많다. 손해 보는 건 손톱만큼도 싫은 학부모들이 민원 전화를 건다.

 위와 같은 교사의 힘듦에 대해 3장에서 자세히 이야기해 준다. 초등교사들이 겪은 문제들에 대해 생생하게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나는 초등교사로 살아간 지 13년째다. 한 일에서 10년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는데 나는 전문가가 되었는가? 아직 부족함을 느낀다. 더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자기반성을 하며 교사들의 문화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교사들이 모두 열심히 하고 있는가? 교사들은 수업이 고유의 일이다. 그러면 수업을 잘해야 하고 주변 교사들과 수업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동료장학은 잘하고 있는가? 평소 수업 준비는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대부분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이다. 페이스북, 블로그 등 다른 교사의 글을 찾아본다는 건 자기 전문성 계발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다.  그런 열심히 하는 분들 말고, 정말 동료 교사지만 한 숨 나오는 그런 교사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다. 


 어쨌거나 교사 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을 보며 새로운 지식을 쌓고, 나에 대해 성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작가님이 평소 책을 많이 읽고 정리를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교사라면, 아니면 교사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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