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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Dec 15. 2021

모르면 질문하고 행동하라!!

초등학교 국어 수업 시간, 온책읽기 수업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수업 시간에 참 재미난 도전을 했습니다. 온책읽기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와 찾아봤는데, 책이 오타로 기입되어 있는 것 같아 출판사에 전화를 한 이야기입니다.  

  요즘 ‘소리질러 운동장’으로 2학기 온책읽기를 했습니다. 오늘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는데 처음 보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공희주가 두 눈을 더 쪼프려 떴다.”


  쪼프려 떴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저도 모르고 아이들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제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검색어 - 쪼프리다


이렇게 검색을 하니 ‘조프리다’가 검색되어 나왔습니다. 


‘조프리다’ - 이맛살이나 눈을 좁히거나 작아지게 하다. 


  정말 처음 보는 말인데요. 뭔가 눈을 가늘게 뜨는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에 대해 우리 반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교과서의 단어와 사전의 단어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책 - 쪼프리다. VS 사전 - 조프리다. 


  쌍 ㅈ과 그냥 ㅈ이었습니다. 둘 중 하나는 잘못된 것이 분명했습니다. 이것은 제가 이해하고 설명할 부분을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즉석에서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 이 책 출판사에 전화해서 물어보자!!”  

  그래서 검색창에 ‘창비’를 검색한 후 창비 대표 번호를 전화를 했습니다. ‘뚜룰루루~’ 신호가 여러 번 울리고 드디어 직원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스피커폰으로 하고 학생들에게 직원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선생님인데요. 창비에서 출판한 ‘소리질러 운동장’이라는 책으로 온책읽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 네~”

  “그런데요. 이 책 151쪽 중간에 보면 '쪼프려 떴다’라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조프리다’로 나오더라고요. 이것을 쓴 것이 맞나요?”


  이렇게 질문을 던지니 직원분이 약간 당황하며 자기가 알아보고 전화를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끊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5분 정도 후에 전화가 왔습니다


  그래서 받아보니, 쪼프리다는 찌프리다의 북한어라고 이야기하며 찌프리는 것을 강조하는 쪼프려로 쓴다고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작가의 의도인지 물으니 진형민 작가님이랑 통화는 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그 직원이 "진형민 작가와 통화해 볼까요?”라고 물었지만 제가 괜찮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학생들과 이 정도로 행동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늘 이렇게 수업을 한 의도는 모르면 질문하고 찾아보고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내가 읽는 책과 국어사전이 달랐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것을 끝가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탐구고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을 학생들이 경험하길 기대했습니다. 온책읽기 방식으로 수업을 하니 이런 에피소드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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