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WW ADE institute에 참가하며...
Apple에서 주관하는 World Wide institute가 시작되었다. 이번 institute의 Agenda는 '교육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다.’ 여기서 세상 변화의 방향은 긍정적인 방향일 것이다. 빈민층이 줄어들고, 부의 되물림이 적어지며,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교육은 수단으로 인식된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과연 교육은 목적일까? 수단일까? 교사가 되고 나서 끊임없이 드는 의문이다. 교육학에 대한 학문 깊이가 얕아 아직 그에 대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교육은 숭고하게 목적이었으면 하는데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정 기업이 교육을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것’ 과연 이것이 순수한 교육적 목적이 될 수 있을까? 자기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며, 교육에 공헌한다는 이미지 제고를 통하여 교육을 이용하는 수단적 행위가 아닐까? 작년에 이어 올해 Apple institute에 참가하면서 드는 생각이다.
여기 온 전 세계 교사들은 어떤 목적으로 참여했을까?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으러 왔다. 마치 콜럼버스가 인디아를 찾아가는 것처럼. 우리 반 교육에 새롭게 적용할 만한 무언가를 얻으러 온 것이다. 나와 비슷한 목적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관광을 목적으로 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선발된 사람이라는 인정 욕구를 누리기 위해 왔을지도 모른다.
비판적 사고를 하며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자칫 특정 기업의 논리에 교사들이 교묘히 빠져들지 모를 일이다. 특정 기업의 물건 판매를 위한 광고를 대행해주는 교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 교사는 큰 홍보 대행가다. 교사가 수업시간에 쓰는 device들은 학생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준다. 미래의 잠재적인 고객인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교사는 기업 입장에서 큰 투자 대상이다.
즉 애플에서 운영하는 ADE, 그 외에 MS나 인텔, 삼성에서 운영하는 교사들 모임은 위와 같은 맥락에서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을 통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래의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욕구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교사들의 욕구가 결합하면서 이런 행사는 진행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사들에게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철학이 없으면 애플 디바이스를 사용한 사례는 제시하는데, 도대체 이것을 왜 써야 하는지, 그다음 단계는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없다. 다른 나라 교사들의 교육철학이 궁금한데 언어 문제로 인해 대화가 잘 안되니 안타까운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