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착 1주일째, 페이창 선수가 찾던 대만 맛
대만 유명 배구선수가 시엔을 찾았다.
키가 하도 커서 나도 모르게 운동선수인지 물었다. 배구선수란다. 대만 사람이라고. 2미터가 넘는 장신의 청년이 우람한 체격과 달리 매우 겸손하다.
현대캐피탈 용병 선수로 대만에서 영입한 에이스, 차이페이창.
한국 온 지 일주일 되었다는 그를 배려해 한국인 코치가 대만음식점을 검색하여 시엔을 찾아왔다는 얘기다.
코치는 메뉴 가격을 보지도 않고 어린 선수 입맛에 맞는 걸 사주고 싶어 한다. 뭐 먹을래? 다 먹어, 다 시켜.
음료 냉장고에 대만음료수 분해차가 있다. 코치가 페이창 선수에게는 묻지도 않고, 이거 대만 음료예요? 하더니 무조건 선수에게 먹으라 권한다. 페이창 선수는 가게에서 내주는 우롱차면 된다고 사양한다. 서로 말도 잘 안 통하는 두 사람의 대화가 몹시도 훈훈하다.
나는 명함을 건넸다. 대만 음식 생각날 때 오라고. 페이창 선수가 명함을 받자 옆에 있던 코치가 더 좋아한다. 자주 올게요.
혹시 쓸쓸함을 느끼지 않을까, 향수병으로 우울해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코치의 마음이 내게도 읽힌다. 선수를 챙기는 그의 마음씀이 자식 대하는 아버지 못지않다. 훈련 때는 모름지기 엄한 선생이리라.
처음 아이를 데리고 미국에 도착했을 때의 막막함이 페이창 선수의 불안한 얼굴 위로 겹쳐진다. 그 어려운 일을 어떻게 다 해 낸 것인지, 나의 지난 길이 장하게만 느껴진다.
페이창 선수가 하루속히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기 바란다.
운동이라곤 할 줄도 즐길 줄도 모르는 내가 배구 경기 보게 생겼다.
차이페이창:
2001년생. 타이난시 출생. 주 포지션은 미들 블로커.
현대캐피탈 배구 팀 차이페이창 선수와 함께. 2미터가 넘는 장신이다. 그의 경기 장면을 찾아보았다.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유명한 선수다. 스피드도 슛 파워도 시원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