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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진 이성숙 Jul 10. 2023

고흐 작품의 온전한 무대였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

19. 오베르 쉬르 우아즈 / 프랑스


오베르 마을은 지금도 그대로다


고흐가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낸 곳, 오베르 쉬르 우아즈다. 그는 이곳에서 67일을 지내며 7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37세로 세상을 떠난다.

네덜란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간질병이 있었고 그로 인해 비극적 신화적 생애를 살다 간 사나이가 빈센트 반 고흐다. 외로움 타고 내성적인 성격의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한 아버지 집을 떠나 동생 테오가 있는 파리로 온다. 그는 모네를 좋아했고 고갱과 몹시 친했다. 고흐를 만나러 온 고갱은 고흐의 방에서 2개월 간 함께 지내기도 한다. 고갱이 오기로 하자, 고흐는 방안에 해바라기와 고갱 초상을 그려 놓고 그를 기다린다. 그러나 자신의 초상화를 본 고갱은 실망하여 다시는 그를 찾지 않게 된다. 고갱의 반응에 화가 난 고흐는 그 길로 자신의 귀를 자른다. 자른 귀를 거리의 여자에게 주고, 여자가 놀라 신고하게 되면서 고흐는 정신병원에 갇힌다. 테오는 고흐를 병원에서 빼내어 이곳 오베르 마을에 하숙집을 얻어 준다. 인상파뿐 아니라 야수파, 초기 추상화, 표현주의 화가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 고흐 작품들, 오베르 마을은 지금도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고흐의 그림 속 장면들을 비교하며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고흐의 마음의 고향이자 그의 작품의 온전한 무대였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 그의 외로움과 향기를 간직한 오베르 강을 건너 성당 앞에 버스가 멈춘다. 오베르 성당을 지나 오베르의 계단, 그의 까마귀 나는 밀밭까지는 야트막히 경사 진 언덕이다. 밀밭 주인은 지금도 고호를 찾는 여행객을 위해 수익이 별로 없는 밀을 변함없이 심고 거두는 일(한때 그는 감자와 옥수수를 심기도 했다)을 하고 있다 한다.

밀밭에서 내려오며 그와 테오가 묻혀 있는 시립공동묘지를 방문하고, 그가 묵었던 라부 여인숙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한나절을 마무리한다.

고흐 그림 속 장소들에는 고흐 그림과 설명을 곁들인 안내판이 서 있다.


오베르의 계단과 까마귀 나는 밀밭 현장이다. 밀밭에는 지금 무가 심겨 있다.


오베르 시 청사, 고흐의 그림과 실물 사진을 대조해 볼 수 있다. 고흐는 이 그림을 방세가 밀렸던 라부 여인숙 주인에게 선물했다.


라부 여인숙이 있는 거리와 라부 여인숙이다. 아래층은 지금도 식당 영업을 하는 것인지 불이 켜져 있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고흐는 항상 같은 자리, 안쪽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았다고 한다.



오베르 마을 입구와 여인숙 주인 딸(우측)의 방 벽에 걸린 고흐 그림 ‘라부 여인숙 주인의 딸 안나 초상’



오베르 시립 공동묘지와 고흐와 테오의 무덤. 형제가 나란히 누워 있는데 초라하기 그지없다. 테오의 아내가 두 사람을 감싸도록 아이비(?)를 심었다 한다.


아래 사진은 라부 마을 인사들이다. 맨 왼쪽이 라부 여인숙 주인이다.


라부 여인숙 초라한 방과 그의 묘지 앞에서 눈물이 날 뻔했다.


베르사유 궁전

연금개혁 반대 시위로 베르사유 궁전 관리직원들이 일손을 놓은 바람에 헛걸음을 한다. 입장료는 돌려받았지만 하루만 일찍 베르사유를 방문했어도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궁전 뜰을 배회하다 점심만 먹고 끝낸 일정이다.

거울의 방을 보기 위해 세 번째 파리 여행을 계획해야 하나 보다.


연금개혁 반대 시위로 굳게 닫힌 궁전의 황금 대문



왕실 결혼식 등을 행한 왕실 성당이 입구 오른편에 있다.


루이 14세 사냥터와 맘에 안 드는 신하들은 개구리 모양으로 조각했다는 베르사유의 분수대다.



양고기가 푸짐하게 나왔던 베르사유 궁전 앞 식당, 르 리무진이다.


https://youtu.be/JyitRwt2R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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