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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얼굴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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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식 Oct 16. 2024

잊지 못할 얼굴 -마지막회

솔베이지의 노래

16 :  (잊지  )마지막회



돌아오는 길에 잠들은 수진이를 바라보며 울적한 마음이 들었다.

왜 신은 아직은 때가 아닌  수진이를 데려가시려 하시는지?


잠깐 휴게소에서 차를 멈추고 화장실에 가 눈물을 닦았다.

돌아와 보니 수진이가 일어나 있었다.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짓는다. 다시 못 볼 줄 알았어!

미소 짓는 수진이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숨을 더 쉬려고 가쁜 숨을 쉬는 수진에게 휴대용 산소를 대 주었다.

몇 번 숨을 쉬는 듯하더니  자기가 죽으면 3일만 슬퍼해달라 한다.

자기를 위해서는 3일이면 충분하단다.  그리고 나선 모든 걸  다 잊어달라고 한다.

 

어떻게 3일만 일까? 평생을 생각을 해도 안쓰러운 마음이 있는데 3일을  펑펑

운다고 잊을 수 있을까?


그래도 기간을 정해준 것은 더 슬퍼하지 말라는 소리처럼 들렸다. 

3일은 자신이  세상에 와서 살며 사랑했던 의미를 조금이나마 생각해 달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나선 다 잊고 재미있게 살아달란다.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책 한 권을 다 쓴다 해도 우리가 사랑했던 순간들을 다 적을 수 없을 것 같다.


내 마음에 품었던  사랑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당신을 만났던 것은 나에겐 슬픔이 아니라 기쁨이자 행복이었소!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들은 나에게는 사랑의 시간이었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소!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을 주신 것을 신에게  감사하고 있소!

이제 얼마나 시간이 남아 있는 줄 모른다.


마음은 울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당신은 내 마음속에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에는  잊히지 않을 거야.

“세진 씨 고마워 “


“ 당신을 만난 것이 이 세상을 살다 간 내 삶에 의미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싶어!

지나고 보니 모든 게 꿈같아!   사랑의 기억 외엔 남는 게 없는 거 같아!


 그래 당신을 죽도록 사랑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 기억해 줘.


안심이 되는지 다시 눈을 스르륵 감는다.

돌아오는 길에 이슬비가 나린다.

어두운 밤  달리는 차의  헤드라이트에  빗물에 반짝인다.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소식이 왔다.

쟌이 학교  졸업을 하고 뉴욕으로 떠났다 한다..

뉴욕은 방값이 비싸 수지와 함께  방 2개 자리 아파트를 얻어 룸 메이트로 지낼 거라고  했다.


 돈 필요 하면 보내 줄게!  아니 돈 필요 없어 우리가 알아서 할게.

요즘 애들이 생활방식은 참 우리와 다른 것 같다.


독립적이다. 기대지도 않는다.  부모는 부모고 나는 나다.

그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자식이다.


수지에게는 엄마 병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 이된다.

지숙에게 부탁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아직도 수진은 수지가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리길 원한다고 한다.

그래도 함께 해줄 쟌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그렇지만 이별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기 “지숙 씨가 잘 좀 위로해 주세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뭐라고 위로할 수는 없지만  당연히 알아야 할 일이니 빠를수록 좋겠지요.


수지야 잘 있었니? 이모야!  아! 이모 웬일이세요?  일은 잘 돼가?

예! 잘되고 있어요. 그래 놀라지 말고  잘 들어!  


엄마가 지금 위독하셔!  엄마가요 -한국에 있었을 때도 아무 일 없었는데

무슨 일인데요?  코로나 이후로 조금씩 아프셨어 , 폐 부종으로 폐섬유가

단단해져서 숨이 힘들어지는 병이야.


엄마가 죽을병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는 수지는 말을 잃었다.


조금 후에 정신을 차리고서는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는 말만 한다.  불쌍한 엄마!

수지의 눈에는 외롭게 보이는 엄마가 항상 불쌍하게 보였던가보다.


수지가 곧 한국으로 올 거라고 한다.

수지가 오면 수진이를 수지에게 부탁하고  나는 미국으로  떠나려고 한다.


수진이도 그걸 원한다.  이제는  나와는 영영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우리는 이별을 준비하고 산 것 같다.


오랫동안의 이별뒤에 짧은 만남, 이 만남이 없었다면 좋은 추억만 가지고

살 수 있었을까?


이 짧은 만남이 없었다면 인생의 퍼즐을 완성하지 못한 채 내 인생은 미완성으로 끝났을 것이다. 


미완성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수진과의

관계만은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해 준 신에게 감사하고 싶다.

 

선택우리아니우리아들 딸이었다. 우리가 랑의 결실그들이 대신해 주고 

잇는 것 아 정말 기쁘다.

 

마지막 시간 병실에서 마지막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얼굴을 고치고 머리를

고치고 진정제를 맞는 수진이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얼마후면 볼 수 없다는 사실도 믿기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마지막으로 얼굴을 만져보며 등을 두드려주고 안는 이별식을 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했지만 수진이가 불쌍하고 마음이 아려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나보다 더 담담했다. 인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이제는 신에게 의지하겠다고 한다.  

자신을 사랑해 주고 보듬어주는 신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딸 수지는 걱정 말라고 말했다.  


결혼식 때는 내가 신부의 손을 잡고 입장하겠노라고 약속했다.

내 딸처럼 생각하며 돌봐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수지는 다음날 한국으로 떠났다.


나는 이제 미국으로 가려고 공항으로 갔다. 오래전 내가 한국을 떠나던 날의 날씨처럼

을씨년스러웠다. 미국에 돌아왔지만 허공에 둥근 기분이었다.


수진이를  보내기가 그렇게 힘들었나 보다!!

제니퍼는 그런 나를 보고 좀 쉬라 한다. 배려해 주는 그녀가 너무 고마웠다.


2주 후에 운명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장례식을 참석하려 한국에 가려고 하자 제니퍼는 걱정이 되는지 함께 가자고 한다.

금방 돌아올 거라고 하고 혼자 떠났다.


장례식장의  꽃에 둘러싸인 채  놓여있는  수진이의 사진을 보았다.

미소 짓고 있었다. 아픔이 없는 저세상에서 편히 쉬라고 말했다.


유언 대로 유골은 동해 바다에 뿌렸다.

수지는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유골을 뿌렸다.


유골을 뿌리고 돌아온 후 나는 수진이 말대로 3일 동안 나는 강원도에 있는 기도원으로 갔다.

거기서 3일 안 수진이의 영혼을 위로하마음울었다. 


3일 후 기도원을 나왔다.  하늘의 구름이 수진이의 얼굴을 닮았다.

고맙다고 말해주는 것처럼 환하게 웃는 모습이다. 웃는 모습을 보니 수진이는 천국에 간 것 같다.


이생에서의 잠깐 동안의 여행을 끝내고 지금은 아픔도 이별도 없는 천국에서 평안하게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기도원에서 나온 후 마음이 평안 해졌다. 죽어 가면서도 나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 주고 간 것 같다.


수지는 남겨놓은 유물들을 정리한 후에 미국에 돌아가겠다고 한다.


남은 일들을 지숙이모에게 부탁하고 미국에 돌아간다고 한다.

그래도 수지가 와서 마지막까지 엄마와  함께 한 것에 마음이 놓인다.


수지는 엘에이를 거치치 않고 바로  뉴욕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쟌에게 수진이를 많이 위로해 주라고 전화해 두었다.


얼마 있다가 연락이 왔다. 수진이가 뉴욕에 있는 니트 회사에 취직이 되었다고 한다.

쟌도 큰 건축회사에 취직이 되어 함께 일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고 한다.

결혼 은 언제 할 거야?


쟌   : 지금 준비 중이야? 엘에이에서 결혼식 하려고!

그럼 우리가 필요하면 연락 줘!

몇 달 후   청첩장을 받았다.


모든 준비는 다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아이들 말대로 우리는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아이들이 친구들을 불러서 장식하고  결혼 장소, 파티 장소까지 예약해 놓았단다.

우리는 그냥 하루 전 가서 안내받고 연습 한번 하기만 하면 된다 했다.


신혼여행 허니문은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수지가 쟌에게 우리 엄마가  졸업한 학교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어릴 적 엄마랑 같이 여러 번 교정을 걸었다고 한다.


수지는 엄마가  호수 앞 벤치에 앉을 때마다 호수만 바라보는 엄마가 외로워 보였다고 한다. !

강당으로 가는 언덕길을 걸어갈 때도 엄마는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


아 ! 그랬었구나 !!   우리서로에겐 마음 깊은곳에 자리잡은 그리움이 사라지지않고 늘 함께 있었던것 같다 .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친구처럼 그냥 보고싶은 얼굴 이었다.


제니퍼와 나는 아이들 결혼시키고 나면 세계일주를 하기로 했다.

동유럽 , 북유럽 도 함께 가고 여러 가지 여행계획을 세웠다.


1달은 여행하고  2달 은 집으로 다시 돌아와  살기로 했다.

지금 까지 일만 하고 살아온 것에 대한 보답 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매년   3개월 정도는  한국에서  보내자고 약속했다.  


이제 내일이 결혼 식 날이다.

로비에 서서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신랑  입장  쟌 박

신부  입장  수지 오

 

나는 신부 수지의 손을 잡고 입장하였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했다.  이제 우리 세대는 가고 너희들 세대 가 오는구나!

이제 이쁜 손자들이 태어나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어떻게 생겼을까? 누굴 닮았을까?


쟌과 수지는 신혼여행을 떠났다.  한국 여러 곳을 여행하고 있다고  한다.


어릴 적 엄마와 함께 앉았던 학교  벤치에서 어젠  쟌 과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며 엄마를 생각하며

엄마를 그리워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천호동 이모 집도 들러서 엄마가 처녀 적 살던 집도 둘러보았다고 했다.


다음 주에는 명동을 거쳐 남산도 올라가 보고 설악산도 가보고  무주 구천동도 가보겠다고 한다.

수진이가 딸 수지를 데리고  우리가 다녔던 곳들을  함께 다녀 보았던 거 같다.


뒤돌아보니 너무 빠른 세월이었고 짧은 세월이었다.

그 짧은 세월 동안  행복한 날도 있었고 힘든 날도 어찌할 수 없는 날도 , 보고 싶은 때도 사랑할 때도 있었다.


그런 모든 날들이 모여 삶이 된다.  더 많은 시간 동안 행복하고 기쁘고 재미있고

보람 있게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노력하며 살아간다.


다시 태어난다면 더 많은 행복과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태어나  똑같은 삶을 반복해야 한다면   같은 삶을 선택할까?

아니 한 번이라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사랑했던 기억만은 다시 되풀이한다 해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다.

목숨만큼 사랑했으니까?

 

동유럽 슬로베니아  블레드 성에서 바라보는 호수가 너무 아름답다.

초록색 빛을 띠는 호수 위에 조금만 섬이 하나 얹혀있다.


섬안에는 교회당이 있었다.  교회당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스테인드 그라스를 통해 빛이 들어왔다.


자리에 신에물었다, 이모 든 것이  당신뜻이었나요?

 

진이를 나게 하신 것도 , 를 미국으로 보내신 것도, 제니퍼를 만나된 것도 , 수지를 만나

신 것도 당신의 뜻이었나요?

 

모두각, 의지,인 줄 알았는데 다 지나 그분의 의지 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차라리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당신그렇게 만드셨 잖아요 !!  라고  말할 수 있---

 

이젠 모든 걸 내려놓기다. 나의 실수잘못도 상처도 다 주님 앞에 내려놓기로 다. 

 

 

제니퍼의 손을 잡고 호수를 바라보며 “ 우리 그냥 여기서 그냥 살아버릴까?” ㅎㅎㅎ

그럴까?  성을 내려와 섬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사공의 노랫소리가 천사의 노랫소리처럼 린다.   


  솔베이지의 노래! “

 

” 겨울이 가면 고 , 봄이 오면  겨울이 오고 또 겨울이 가면 오겠죠. 

그리여름이 오고 , 한 해가 고 또 한 해가 가겠죠 , 

 

솔베이지의 노 호수와 언덕 위의 성과  어울려 슬픈 옛날 추억노래 들려주는 것 다. 

 

 

THE END.




*  소설  한 편을 마치고 나니 왠지 시원 한마음보다는 허전한 마음이다.

    NOMAD 살며 사랑하며 란 에세이 를 발간하고나서는 연애스토리를 적어보고 싶었다.

   소설  "얼굴 " 을 마감하며 언젠가는 하려던 것인데 이제야 마감한것 같다.

   그리워 하지만 만날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 아니모두 있을것이다. ) 사랑의 기억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   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  사실 소설을 쓰면서 영화를 생각하며 적었다.

      영화로 다시 태어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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