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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얼굴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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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식 Oct 14. 2024

슬픈 이별 여행

마지막 여행

15  : ( 픈  이별 여행 )


수진이는 하늘나라에 가기 전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했다.

동해바다 주문진에 가보고 싶다고 한다.


20살 시절 우리가 함께 다녀온 적이 있던 주문진에 다시 가보고 싶어 했다.

그때가 많이 그리웠던 것 같다.  


주문진 은 우리가 처음으로 서울을 떠나 멀리 함께 다녀왔던 곳이다.

첫날밤을 함께 보냈던 곳이어서 그런지 기억이 많이 나는 곳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하나가  되었었다.   학창 시절 여름  바다는 우리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그날 바닷가의 밤은 서로의 유혹을 미리 알고 있는 듯 서늘한 밤공기를 내뿜고 잇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사랑한다고 믿고 잇었고 변치 않을 거라 믿고 잇었고 영원할 거라 믿고 있었다.


순수한  믿음과 사랑만 있으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고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지는 알지도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그 시간 이 좋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이 좋았고 수없이 많은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

이 좋았다.




의사에게 다녀와도 괜찮겠냐고  물으니

의사는 약을 주면서 약을 먹다가  숨이 차서 견딜 수 없으면  돌아오라고 한다.

숨이 차면 휴대용 산소를 흡입하라고 한다.


우리는  함께 동해 바다를 향해 떠났다.  그때 와는 달리  고속도로  길이 잘되어있어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주문진은 그때나 지금이나  조용한 편이었다.


파도가 치는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우린 말없이 바위에 앉아 있었다.

차에서 담요를 꺼내와서  그녀를 감싸주었다.


수진이 가  조용하게 말을 건넨다.  

왜 좀 더 빨리 오지 그랬어?  하긴  빨리 왔다면 이렇게 라도 만날 수 있었을까?


좋은 시절 다보내고 이제야 왔네!

그토록 그리워했는데 모든 게  다 한순간의 꿈같아!  


당신이 미국에 간 후로  1년반  이상 아무 연락이 없어 너무 힘들었어.


미국에 가볼 수도 없고  거의 정신이 없이 미친 듯이 지내는 것을 본 부모님이   어떻게 된 건지  미국 사는

친척에게 알아보라고 부탁했더니  그 친척분이 경찰에게 조사를 부탁했나 봐.


친척이  경찰을 통해 알아보니 당신이 결혼신고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 너무 당황했어. 결혼 을 했다고?

너무 막막했어!


그래서  나를 버리고 결혼 한걸로만 알고 있었어! 그땐 정말 미칠 것 같았고 살아 있다는 게 부담스러웠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정말 죽고 만 싶었어.


그 후로 나의 상태를 걱정하는 집안사람들이 밀어붙여 결혼할 수밖에 없었고 ------  


조용히 뺨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얹그제 일처럼 생각나기도 해!


“미안해 모두 내 잘못이야!  “  그 당시 일어났던 사건을 이야기해 주었다.

부족한 학비를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3개월쯤 되었을 때  총에 맞았고 ------


1년 동안 깨어나지  못했는데  그동안의  체류신분 문제와 병원 비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제니퍼가

결혼 서류를 등록하게 된 거라고 ------


그 후로도 기억이 돌아올 때 지 6개월이 더 걸렸다는 것을 -----


사고만 아니었다면 어떻게든 만날 수 있었을 거야!


아마 일이 잘못되었다 해도 돌아왔을 거고. 그러면 우린 어떻게 되었을까?  

쟌도 없고 수지도 없고 어떤 세상을 우리는 살게 되었을지?


우리 결혼할 수는 있었을까? 현실에 벽에 부딪혀 포기하고 말았을지도!


그건 아마 슬픈 이별이었겠지? 그래도 마지막에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수 있었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축복 지 몰라!


마지막에 만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난 감사해!


난 얼마후면 죽게 되겠지만 남아 있는 사람은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

행복하게 살다가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


그토록 그리워했는데 그렇게 사랑했는데 다 한순간의 꿈같았다.


밤바람이 차갑네!  들어가야겠다.  

우린 내일 다시 바다를 보기로 했다.


저녁에는  주문진 읍으로 나가 홍게를 먹기로 했다.

옛날 학창 시절 비싸서 마음껏 먹지 못한 홍게였다..


오래전엔 민박집에서 함께 있었지만 오늘은 고급 호텔에서 잠을 청했다.

그때 민박집에서는  모든 게 재미있고 모든 게 꿈같았지만 지금은 이 고급 호텔은 메말라 버린 우리 현실과 같이 쓸쓸했다.




우리는  한방을 사용하는 게 서로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각방을 쓰기로 했다.

잘 자요. 내일 봐요!.  우리가  보통 하는 내일이라는 말도 아픈 사람에게는 정말 내일이 올까 하는 걱정이

있다.


특별히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더 있게 될지!

수진은  방안에 들어서며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눈물을 훔쳤다.  


신이시여! 가능하다면 당분간이라도 희망을 맛보며 살게  해 주세요!


“ 언제 우리 마음대로 살다가 죽게 내버려 둔 날이 얼마나 있었나요?

알 수 없는 미래에,  말할 수 없는 고통에 , 생각하기 싫은 이별을 만들어준 것도 당신 아닌가요?


잠시잠깐의 기쁨의 시간들로 인해  나머지 인생 은  기다림과 추억 속에서 살고 잇는  인생들이

연민스럽지도  않으신가요? “


조금만 더 감사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주세요.


방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울었다.


수진이를 방으로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세진이의 마음도 무겁다.

수진이의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죽음을 기다리며 사는 시간을 보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잠시라도 우리가 함께 이 세상에 살게 된 것을 감사하고 행복하게 생각하면서 살게 하고 싶다.

한때는 신을 원망했다.  너무나 멀고 높은 곳에서 계신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 주신 그분은 우리와 멀거나 높은 곳에 계시는 분이 아니었다.

우리의 마음속의 고통 까지도  알고 계시는 분 같았다.


먼 훗날 우리를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신 것은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다시 한번 보고픈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을까? 아님 남은 시간 서로의 상처 치유가  필요했기

때문일까.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 한잔을 내려 마신다.

제니퍼 혼자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전화를 했다.

응 , 나는 혼자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고 일 잘 보고 와!


쟌이랑 수지는 잘 지내고 있어?  요즘 레쥬메 보내고 기다리는 중인가 봐.!

당신 몸은 어때? 나!  괜찮아!  왜 갑자기?  아니 그냥!


언제 돌아올 거야? 온 김에 한국 구경도 더하고 다음 주에  갈게.

그래 건강하게 잘 있다가 와! 오케이!


항상 제니퍼는 긍정적이고 낙천 적으로 산다. 그녀 곁에 있으면 노랫소리가  들린다.

가요인지 클래식인지 팝송인지 모를 출처 없는 노랫소리가 항상 들린다.


마음속이 건강하고 낙천적이라는  의미이다.

나같이 감수성이 예민 한 사람에게는 제니퍼처럼 낙천적인 성격이 필요하다.


혼자 산책을 하기 위해 바람막이 옷을 입었다.

아침 바람이 시원하다. 파도소리가  밀려왔다가는 조용히 사라졌다가 다시 밀려온다.


갑자기 수진이가 일어났는지 걱정이 된다.

문을 두드렸다. 똑똑. 잠깐만 하더니 금세 문을 연다.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화장을 마치고  미소 띤 얼굴로 나를 맞는다.

언제 일어났어?  동트기 전에!  뭐 했어?


수지에게 전화하고 화장도 하고 커피 한잔 마시고 화장실도 가고 등등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수지는 잘 있어?  응 지금  뉴욕 쪽에 레주메도보내고 포트폴리오도 보내고 분주하게 보내나 봐!

수지 보고 싶지 않아? 뭐 얼마 전에 다녀 갔는데 뭐!  


아직 아프다는 말 안 했어?  아직!  아픈 얼굴 말고 환한 얼굴만 기억하고 살았으면 좋겠어.  

숨쉬기는 괜찮아?  의사가 준 약도 먹고 보조 호흡기도 가지고 있으니 걱정 마!


우리는 바람 부는 바닷가로 나갔다. 수진이는 나에게 기대어 걸었다.

가끔은 벤치에 앉아 쉬어가자고도 했다.




언덕 위에 하얀 교회가 보이고 그 위에 네온사십자가 가 보였다. 

우리저기 한번 들어가 볼까?   

교회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린  자리에 앉아 기도했다.


“ 하나님 할 수만 있다면 수진이 병을 낫게 해 주세요.  병만  낫게 해 주신다면 하나님 믿을게요.”

믿음은 없었지만 만약 그분이 기도를 듣는다면 병을 낫게 해 주실 것만 같았다..


수진이도  눈을 감고 기도 하는 것 같았다. 무슨 기도를 했냐고 물으니 대답 없이 그냥 빙그레 웃기만 한다.


“’ 하나님 전 이제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아요. 감사해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주시고  만나게 해 주어서

감사해요. 저에게 남은 시간이 조금 있다면  남은 시간 동안 그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말해주고 싶어요  “’


며칠 후 우린 서울에 돌아왔다.

병원에도 가봐야 하고 정리할 일들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한강이 바라보이는 새 아파트라서 그런지 깨끗하고 깔끔하였다.

수지아빠 돌아가신  후에 이쪽으로 이사 왔어.!


앞이 탁 트인 곳을 찾다가 이쪽으로 오게 됐어.!

혼자 있으니 크긴 하지만 편리하기도 해서 마음에 들어!.


“나 다음 주 미국 다녀 오려하는데 괜찮겠어?”

그럼 괜찮지! 언제 가려고? 다시 올 거야?


응 갑자기 와서  미국에서 좀 할 일이 있어서!  다시 올게!


떠나기 전날밤 수진이는 내 침대 곁에 와 걸터앉았다.

와줘서 너무 고마워! 가서 안 와도 되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쟌 엄마에게도 너무 고맙다고 전해줘!


마음이 너무 아팠다. 조용히 손을 잡았다.  

그리고 서로 껴안았다. 이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껴안아주고 싶었다.


사랑의 감정보다는 연민의 감정이었다.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다. 너무나 우리의 사랑이 슬펐다.


어쩌면 이대로 이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그녀가 나를 위로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조금 먼저 가는 건데 뭐! 나중에 천국에서 만나면  알아볼 수

있을까?   


만날 수 있다면 몇 살 때의 모습으로 을지?  

가능하면 20살 때의 모습이었으면 좋겠어. 그래야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나 하나믿어! 요즘 꿈천사를 봐!  하얀 옷 입은 천사가 끝에나에

올라오라손짓하고 있어. 천국으올라가계단이라고 네!


그대로 수진이를 부둥켜안은 채로 한참을 울고 말았다.





이 상황을 제니퍼에게도 말해야 할 것 같았다.

내 친구이기도 하고 수지 엄마 이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내내 오는 동안 생각해 보았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어려웠다.

제니퍼에게도 누구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주기 싫었다.


내가 감당해야 할 상처를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제니퍼가 공항으로 마중 나왔다. 제니퍼! 나 없이 잘지 냈어?

나 없으니까 편하지!    응! 가끔 출장 가주라.ㅎㅎㅎ


제니퍼 할 예기가 있는데 --

뭔데 그리 심각해! 그냥 해봐!  


응! 수지 엄마 예긴데 많이 아프데! 뭐 수지엄마가  왜? 폐암 같은 건가 봐!  오래 살수

없데. 잘못하면 한 달 안에도 죽을 수 있다나 봐.


너무  큰일이네!  수지 결혼 식도 봐야 하는데?

너무 안됐다. 우리가 해줄 일 없을까?  


수지가 가봐야 하는데  수지엄마가 수지를 많이 걱정하고 있어!

너무 슬퍼할까 봐! 그래서 해야 할 일을 못할까 봐 걱정되나 봐.


근데 수지엄마는 어떻게 만났어?

실은 알고 보니 수지엄마랑 우리 친구들이랑 함께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었어.

묘한 인연 이란 말도 첨부하면서 ------


거짓은 아니었지만 오해하지 않을 정도로 상처받지 않을 정도로 상황설명을 해주었다.


그럼 어떡해야 하나. 그래서 우리 친구들이 모두 시간 내서 도와주고 함께 해주기로 했어.  

그게 최선일 거 같아.


미안하지만 내가 2-3주 집  비워도 될까?


당연하지!

상황을 보고 수지에게도 연락해 주기로 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지나온 세월들을 되돌아보았다.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필름 가운데 잠깐 멈추고 잠깐 멈춰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수진이의 얼굴이  그 잠깐 사이에 보였다 사라지곤 했다.

그만큼 내 뇌리 안에서  잠재의식가운 데 자리 잡고 있었던 순간 들이었다.


수진이와  함께한 이 모든 기억들이 사라져 갈까?

생각나는 노랫말이   있었다.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 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힌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

 

인연의 굵고 질긴 줄기가 우리를 연결해주고 있었다.


내가 이 순간 수진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무엇이든 할 수만 있다면 해주고 싶었다. 내 남아있는 생명의 반을 준다 해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남아있는 시간 고통을 줄여 주고 싶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할 수 있다면 좋은 추억이라도 가지고 가게 하고 싶다.


수진이는 추억의 장소들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내가 운전을 하고 옆자리에 수진 이를 태웠다.




수진은 혼자 있는 며칠 동안 남아 있는 재산의 50프로를 수지에게 양도한다는 증서를 변호사와 함께 작성 하였

다. 나머지 50프로는 여러 곳에 기부한다는 증서에 사인을 했다.


외딴섬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며 목회하고 있는 목사님들에게 25프로 ,

 나머지 25프로는 선교지의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여

달라고 했다. 주로 교회와 선교지를 위해 사용해 달라는 유언을 남겨놓았다.  


그동하나님에의지하고 살았던 것 다.  

이 땅에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생명을 허락해 준 신에게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주어진  삶의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그래도 돌아갈 곳에 대한 확신 이 있고  알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건 슬픈 기억밖에  없어 미안하다고 했다.


왜! 난 이미 많은 것을 받았어.  돈으로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이미 너무 많이 받았어.

당신을 만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하고 ,  수지와 한가족 이 된 것 만해도 너무 감사해!


앞으로 다시 만들 수 없는 시간의 기억들을  줘서 고맙다고 했다.

모두 좋은  기억으로만 다 남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물론이지! 다 아름다운 추억이야.”

당신에게 아름다운 추억이었다면 나에게도  다 아름다운 추억이야. 우리는 추억을 공유하고 있잖아.




무주 구천동으로 추억여행가보기다. 

옛 추억을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무주구천동 에 도착했다. 

.

무주 구천동   기슭에 오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밤, 텐트 안에서 떨며 지냈던 그 밤이 떠오른다.

아무리 무서웠어도 당신이 옆에 있어줘서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무섭고 떨리는 밤이었지만  수진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용감한 척했던 밤을

기억하고 있다.


나 그때 정말 무서웠어!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우리 텐트를 날려버릴 줄 알았거든!

너무 캄캄하고 비는 억수로 쏟아지고 죽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옆에 한 사람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어!


그랬구나 나도 마찬가지였거든 잘못 내려가다간 미끄러지고 길을 잃을 수도 있고 해서

내려가지도 못하고 그냥 견뎌야 하는데  한 사람이 옆에 있으니 용감해지더라.ㅎㅎ


그렇다 그 시절 우리는 용감했다.  무서워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옆에 있는 한 사람 때문이었다.

그땐 무모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옆에 있는 한 사람이 강한 것도 아니고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 존재 하나만으로

힘이 되었다는 게 무모한 것 아니었을까?

 

맞다, 무모한 듯 보이는 존재성이 우리를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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