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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얼굴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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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식 Oct 01. 2024

만나야 할 사람은 어떻게든 다시 만난다


12 : 만나야 할 사람만난다.!!!

 

 

아들 쟌의  여자친구 수지를 보고 수진으로 오해할 뻔했다. 너무나 닮은 모습에 깜짝 놀라 넘어질 뻔하였다.

바닷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리자 머리카락을 뒤로 묶으려는 모습도 너무 닮았다.


발음이 이태원 (한국에서  근래에 온 학생을 이르는 말 ) 같지는 않아 보여서  수지에게  수지는 미국에서 태어났니?

아니요! 어릴 때 미국에서 산적이 있었어요.


! 어디에서? 엘에이에서 엄마랑 함께 와서 학교 다닌 적이 있어요.


그랬구나!

제니퍼는 자꾸  묻는다고 눈치를 준다.  얘들아 많이 먹어! 이 터어키도 먹어봐!


아니겠지 뭐. 비슷하게 생길 수도 있고 한국에서  엘에이 방문 한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지 뭐!

우연일 뿐이지!   만나서 너무 반갑다.  앞으로 자주 놀러 와!  


아빠는? 엄마는?  이름은?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제니퍼가 눈치를 줘서 그만두었다.

침대에 누워서도 잠이 오지 않는다.

정원에 나가보니 제니퍼가  모포를 둘러쓰고 벤치에 앉아 있다.




바닷바람이 찬데  왜 밖에 나와 있어?  “왜! 당신 잠이 안 와?”

응 왠지 오늘은 잠이 오지 않네! 탱스기빙 잔치 하느라 너무 피곤한 거 아냐?


아니 그냥 별이 너무 아름다워!  저 별은 북극성인데 북두칠성에서 내려오는 길에 보면

저게 북극성이래 너무 멀리 있어 움직이지 않는대.


그래 별박사 다 되었네.!  우리도 죽으면 저 별 중에 하나가 되겠지? 저 별들이 있는 은하수 밖에는

무엇이 잇을까?  온 우주 가 잇겠지?  그럼 저 우주 밖에는 무엇이 잇을까?  글쎄!


저기는 오리온자리, 저곳은 큰 곰자리, 저긴 작은 곰자리. 저긴 카시오 페이 자리


북극성은 저 카시오페아 와  큰 곰자리와  작은 곰자리 중간에   있대!


난 북극성은 가장  높이 가장 밝게 비치는 별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너무 높이 있어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위치를 가늠하게 하는 북극성이 그리 밝지 않고 높지 않은 곳에 있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제니퍼는 내게 북극성 같은 사람이었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그리 밝지 않지만 위치를 알게 해주는 그런 북극성 같은 사람이었다.


함께 근 30년을 살아오는 동안 우린 별로 싸워 보지 못했다.

항상 제니퍼가 참고 인내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미안한 게 하나 있다고  말한다.  병원에서 나온 후 나를 잡고 싶었다고 한다.

그때 학교로 돌아가면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학교  가라고 하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아마 그때 학교를 갔더라면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건축에 관한 일을 했을 것이고

제니퍼와  멀어질 수도 잇었을 것이다.




우리가 만나고 부부가 되고 가정을 이룬 것도 그냥 우연한 일은 아니었다.

뒤돌아보면 예정된 시간에 예정된 장소에서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게 된 것 같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아직도 제니퍼는 젊고 아름답고 생각이 깊다.

항상 나를 먼저 배려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하는 부부를 보면 많이 다툰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근데 제니퍼와 나는 별로 싸워본 적이 없다.

제니퍼는 자라면서 부모가 싸우는 것을 많이 보면서 살았다고 한다.


그걸 보고 살면서  자기는 절대 싸우면서 살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단다.


미안했다! 그동안 참으려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말없이 어깨동무를 했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제니퍼! 우리 쟌도 결혼시키고 나면 우리 여행이나 다니며 살까?

크루즈도 타고 유럽도 가보고 한국도 자주 가보고 어때!


와!  좋겠다.  사실 이제는 일할 사람도 많아 우리가 없어도 사업체는 잘 굴러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 일단 쟌 졸업하고  결혼하면 우리 여행 다니자.!


슬로베니아도 가고 크로아티아도 가고  ㅎㅎㅎㅎ

그래  오늘은 사이좋게 자자 하면서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


쟌은 3학년부터는 바쁘다고 자주 오지도 않았다. 와도 잠깐 와서 옷만 가져가고 그냥 가버렸다.

공부가 많아 잠잘 시간도 없다면서 학교에서 먹고 자고 한다고 한다.




너무 피곤하면 차에서  잠깐 쉬고 다시 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한다.

학생들 대부분이 그렇게 산다고 했다.

그게 그 학교의 전통이란다.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잠깐 집에 갈게!

환영한다.  혼자 올 거야? 아니 수지도 함께 갈 거야!


그래 수지랑은 잘 지내? 응 우린 동지야. 뭐 동지!  먹을 것 나눠먹고 장의자에서 잠도자고  화장실에서 씻고 HOMELESS  동지야!


함께 공부하면서 동지애를 느꼈나 보다.

처음 파사디나 아트센터에 간다고 했을 때 왜 버클리를 안 가고 거길 가지 하며  의아해했었다. 


이제야 왜 거길 지원했는지 알 것 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 기다릴게!

이곳의 크리스마스는  눈이 없는 크리스마스이다.


쟌 과 수지가 차에서 내렸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우리 부부는 폭죽을 터트리며  “메리 크리스마스 “했다.


참 부러워요! 집안이 사람 사는 곳 같아요! 그래 보여!





너의 엄마 아빠는 어떤 분이야? 우리 아빠 엄마는요 항상 바쁘게 사셨던 거 같아요.  


아빠는  치과의사인데 일만 하며 사셨던 분이라고 한다.

순간 철렁했다. 치과의사?  지금 도 건강하셔? 아니요 나 미국 오기 전 1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왜?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요.!

아무래도 너무 과로하셨던 것 같아요.  그럼 엄마는 건강하셔?


엄마는 건강하세요.!  


네 엄마는 씩씩하게 혼자 잘살고 계세요. 혼자 사는 게 재미있고 좋대요.ㅎㅎㅎ.

엄마는 가끔 아파서 혼자 병원에 가셔서 건강 검진받으신다고 한다.


그럼 생활은!  아빠가 남겨둔 건물이 있어서요!


 아! 그래!  또 가끔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셔서 가끔 그림도 그리시고 옷도 만드시고 센터에서 봉사

도 하시며 살고 계신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 묻고 싶었지만 캐묻는다고 생각할까 봐  그냥 그만두었다.


엄마 보고 싶지 않니? 보고 싶어요 . 근데 엄마가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하셔요.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라고 하셔요. 자기가 못해본 것을 딸수지에게는 다 하게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수진이가 수지 엄마인 것 같다.

생긴 것도 너무 닮고 아빠 직업이며 모든 게 일치된다.  

이렇게 다시 인연을 맺게 되는 걸까?




신은 미리 우리의 운명을 이렇게 점지하고  알고 계셨던 걸까?

많은  스쳐가는 생각들을 멈추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수지는 졸업하면  잠시 한국에 다녀올 거라고 한다.

엄마에게 결혼에 대한 허가도 받아올 거라고 웃으며 말한다.


미국에서 살면 엄마랑 헤어져 살아야 하는데 괜찮아?

괜찮아요 11시간이면 갈 수 있는데요 뭘요! 엄마가 미국에서 그냥 살래요.ㅎㅎㅎ


쟌은! 졸업하면 무엇을 할 거야?


건축  디자인 사무소에 서 일하려고!  그래  수지는? “패션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고 싶데.”

그럼 둘 다 엘에이에 있으려고? 아니요 뉴욕으로 가려고 해요.


그래 근데 왜 함께! 뉴욕으로??  

우리 졸업하면 결혼 생각하고 있어요!


그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 동지애가 싹텄나 보다.

하긴 4년간 같은 캠퍼스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또 다른 많은 사연들이 있었겠지!


우리 시대에는 우리의 삶이 있었고 그들의 시대엔 또 다른 삶이 있겠지!

수지는 혹시 우리  회사에서 일할 생각은 없어?

 

디자이너가 필요하기도 하고!.  예 생각해 볼게요. 일단 뉴욕서 일해 보다가요.




그래 고맙다.

이렇게 운명은 다시 돌아가나 보다.

우리의 삶이 각각 이듯이  사람의 운명은 각각 다른 것  같다.


졸업을 하자  직장 다니기 시작 전 쟌과 수지는 한국에 다녀온다고 떠났다. 엄마를 만나

결혼 허가를  받아오려고 한국 방문을 한다고  한다.


아마 수진이도 쟌을 만나고 몇 가지 가족에  대해 알게 되면 알게 되지 않을까?


수지는 한국말을 잘하지만 쟌은 미국 엑센트가 많이 들어가고 말을 모를 때는 영어를 섞어 사용할 때가 많아 가기 전 존댓말을 사용할 것을 주의를 주었다.


알았어---요!  OK.  알았어요. 사랑해요.


한국  도착하자마자 먼저 쟌과 수지 수진은 수지 아버지 묘에 다녀왔다. 수진은 묘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묘비를 닦았다.


수지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아버지였지만 수진 과의 부부생활에는 문제가 있었다.  


가끔은 답답하리만큼 말을 하지 않고 견디는 수진의 태도 때문에 답답해할 때가 많았을 것이다. 


수진은 모든 것이 자기 책임인 양 속에 담고 있을 때가 많았다.


마음속에 있는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하는 수지 엄마를 볼 때마다 답답한 적이 많았다고 한다.


과로 때문 이기도 했겠지만 답답함 대문에 술을 많이 드셨다고 한다.

아이와 마누라를 미국에 보내놓고도 술을 먹고 잠이 들 때가 많았다.


이런 일들 때문에 수진이는 남편에게 미안 한 감정을 늘 가지고 있었다.

다음생이 있다면 나 같은 여자 말고 착하고 다정한 여자 만나요.!


나 같은 여자 만나서 고생 많이 했지요!

“미안해요.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수진이는 한참을  묘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집에 돌아가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을 때 쟌은 수지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다정하게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는 쟌을  보며 누구랑 닮았다고 느꼈다.


쟌! 아빠는 뭐 하시는 분이야?

아빠는 원래 건축설계하시는 분이셨는데 지금은 엄마랑 함께 회사에서 일해요 ,


건축? 예  미국에 유학 오셨대요. 오셔서 엄마를 만나 함께 자바에서 일하시게 되었대요.

아! 그래!  이름이 어떻게 되셔?   박  씨 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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